‘돼지 볼살, 닭껍질, 먹태.’ 젊은이들에게 이른바 ‘힙지로(힙+을지로)’로 불리는 을지로 맛집 메뉴들이 유통가로 스며들고 있다. 레트로를 요즘 감성으로 재해석한 ‘뉴트로(New+Retro)’가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패션에서 시작한 아재 스타일이 식료품까지 번지고 있는 것. 새롭고 낯선 것에 호기심을 갖는 젊은 소비자들이 늘면서 특수부위가 외식업계는 물론 온·오프라인 유통가에서도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삼겹살은 옛말...볼살이 대세=이색적인 미식 경험을 추구하는 경향에 따라 삼겹살과 목살에 집중됐던 돼지고기 소비가 최근 특수부위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온라인몰 SSG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돼지고기 특수부위 매출은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겹살의 매출은 15% 성장에 그쳤다. 특수부위 중에서는 특히 돼지 볼살의 매출이 10배 넘게 뛰면서 두드러졌다. 갈매기살과 항정살도 각각 55%, 15% 증가했다. 또 특수부위 인기에 지난해부터는 항정살에 지방층을 붙인 ‘왕덜미살’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SSG닷컴 관계자는 “한국인의 무조건적인 삼겹살 사랑에 조금씩 균열이 보이고 있다”며 “집에서 혼자 고기를 구워먹는 ‘혼고기’족도 늘고 있는 만큼 특수부위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닭껍질튀김 편의점 정식 출시=편의점 미니스톱은 지난해 한정 판매했던 ‘닭껍질 튀김’을 최근 정식 메뉴로 출시했다. 닭껍질 튀김은 바삭한 식감과 짭조름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특징으로 한 입에 먹을 수 있는 크기로 구성해 맥주 안주로 잘 어울린다. 닭껍질 튀김은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없는 특수 부위인 만큼 수급에 어려움이 있어 지난해에는 한정된 물량으로 판매할 수밖에 없었다. 미니스톱은 한정 판매 기간 동안 고객의 재출시 요구가 빗발쳐 수급 안정화 등의 준비 기간을 거쳐 올해 정식 메뉴로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치킨 사이드 메뉴 점령한 명태=BBQ 치킨은 지난해 사이드 메뉴에 닭껍데기에 이어 돼지껍데기와 명태껍데기를 추가로 출시했다. ‘돼지껍데기’는 콜라겐이 풍부한 재료를 바삭하게 튀겨 바비큐 시즈닝과 즐길 수 있도록 했으며, ‘명태껍데기’는 간단한 맥주 안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명태껍데기에 고소하고 짭짤한 비비큐 튀김옷을 입혔다. 업계 관계자는 “아재 입맛을 공략하면서 밀레니얼 세대들의 인증 욕구까지 채울 수 있는 차별화된 상품이 앞으로도 계속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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