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KCGI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 반도건설로 구성된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이 한진그룹이 내놓은 지배구조 및 경영 투명성 강화 방안에 대해 “급조한 대책들로 주주를 기만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한진 주주연합은 7일 공식 입장 자료를 통해 “한진칼(180640)과 대한항공 이사회의 발표 내용은 과거 대책을 개선안으로 내놓은 것”이라며 “현 위기 상황에 대한 진지한 검토와 문제의식 없이 경영권 사수만을 위해 주주들을 호도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앞서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대표이사가 맡고 있던 이사회 의장 선출을 이사회에서 맡기로 했다. 또 사외이사후보추천위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키로 했다. 또 유휴자산인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부지 매각을 추진하는 등 비주력 사업을 매각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대한항공도 6일 이사회를 열고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매각하고, 비주력사업인 왕산마리나 운영사 왕산레저개발의 지분을 연내 정리하기로 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거버넌스위원회도 새로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내용들에 대해 주주 연합은 “부지 매각은 이미 KCGI의 요구에 따라 지난해 2월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계획에 포함되었던 것”이라며 “현 이사회가 특정 대주주를 위한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그룹의 주력인 항공 운송 사업의 경쟁력 강화방안은 세부방안이 전혀 없어서 실행 의지와 진정성에 심각한 의문이 든다”며 “호텔 및 레저사업 구조 개편에 관해서도 구체적인 일정과 계획 없고 모호한 말로 일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주 연합은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 구체성이 결여된 미사여구로는 위기에 처한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을 구할 수 없다”며 “최악의 재무구조와 천문학적 적자를 탈피하고 주주와 임직원을 위한 실효성 있는 진정한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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