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요가복 시장의 선두주자인 안다르가 회사 내부에서 성추행 당한 피해 여성 직원을 해고해 불매운동에 휩싸였다. ‘직원의 해고는 성추행 논란과 관련이 없다’는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가 논란이 가중되자 복직 처리를 약속하는 사과문을 내놓는 등 ‘갈지(之)’자 행보에 사태는 더욱 악화된 상황이다. 순식간에 몸 덩이를 불린 신생 기업들이 경영체계는 갖추지 못한 채 대표 1인 체제로 운영되다보니 위기 관리 대응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안다르는 회사 내부에서 두 차례의 성추행을 당했던 직원 A 씨의 복직을 결정한 상황이다. 성추행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능력을 인정 받지 못해 정직원으로 채용하지 않았다’는 공식 입장문을 내놓았지만 여론이 악화되자 부랴부랴 ‘복직과 해고 이후 기간 임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렸다.
여성 대표가 운영하는 기업임에도 성추행 사건을 단호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주 고객층인 여성들의 비판은 거센 상황이다. 요가복 업계 관계자는 “신애련 안다르 대표에 대한 팬덤이 상당했다”며 “성공한 여성 사업가로서 이미지가 좋아 팬층이 두터웠지만 직장 내 여성 직원에 대한 성추행 사건 처리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여성들이 환호했던 여성 대표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라이벌 업계인 젝시믹스와 함께 기업공개(IPO)를 준비했던 안다르의 불매운동이 지속된다면 안다르, 젝시믹스, 뮬라웨어의 3파전 구도에서 안다르가 제외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제2의 임블리 사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부건에프엔씨의 임지현 상무가 자사 제품인 호박즙에 이물질이 발견되자 환불을 거부하며 무대응으로 일관하다 거센 역풍을 맞은 것처럼 안다르 역시 초기 대응에 실패하며 비판의 수위만 높였기 때문이다. 이후 부건에프앤시는 홈페이지 개편, 홍보팀 구축 등을 통해 위기 관리가 가능한 경영체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지만 급락한 매출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그마한 쇼핑몰에서 시작해 상장까지 준비하는 회사로 단기간에 커졌던 만큼 제대로 된 조직체계와 내부 운영 방침 마련에 소홀한 스타 기업이 여전히 많다”며 “위기가 오기 전부터 제대로 된 기업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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