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새로 설립된 법인 수가 역대 최고치인 10만8,874개를 기록했다. 신설법인 수는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 연속으로 늘었지만, 증가세가 일부 업종에 국한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0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19년 신설법인은 전년에 비해 6,832개 늘어난 10만8,874개로 6.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에도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증가한 결과가 눈길을 끈다. 다만 신설법인 증가세가 특정 업계에 쏠리는 경향이 뚜렷하다. 특히 지난 해에는 가정간편식(HMR)의 인기가 신설법인 규모에 영향을 크게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에 1만9,547개 설립된 제조업과 1,050개 설립된 농림어업 분야는 각각 18.0%, 68.6% 증가율을 기록했는데, 이번 조사를 진행한 중기부는 HMR 관련 식음료품 제조법인이 크게 늘면서 전방산업인 농업과 제조업 모두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반면 동일한 제조업 아래에서도 중공업 등 전통 제조업과 연결된 분야는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대표적 사례로 지난 해에 비해 11.8% 줄어든 고무·화학과 3.5% 감소한 전기·전자·정밀기기 분야는 각각 2,858개, 3,888개 설립되는 데 그쳤다. 자동차와 운송장비 제조업도 1,594개만 새로 설립돼 전체 제조업의 평균 증가율인 3.1%에 못 미치는 2.2% 증가율을 기록했다.
아울러 정부 정책에 영향을 받아 법인 설립이 급격히 증가한 모습도 관찰된다. 중기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과세 강화 방침이 발표된 2018년의 9·13 대책의 여파로 지난 한해 부동산법인이 1만4,473개가 만들어지며 전년대비 42.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기부 관계짜는 “지난 9·13 대책 발표가 나오기 전 부동산 신설법인은 월 800건 수준이었지만, 발표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법인 설립이) 증가해 현재 월 1,000~1,200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자산유동화증권(ARS) 거래가 증가하며 특수목적회사의 형태로 만들어진 금융법인도 5,070개가 만들어지며 전년에 비해 13.2% 늘었다.
한편 지난 한 해 가장 많이 설립된 업종은 도소매업으로 2만3,125개였으며 전년보다 21.2% 증가했다. 그 뒤는 제조업(1만9,547개, 18.0%), 부동산업(1만4,473개, 13.3%), 건설업(1만619개, 9.8%)으로 집계됐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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