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려로 이른바 ‘언택트(untact·대인 접촉이 없다는 뜻의 신조어)’ 소비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기업들이 회식을 자제하자 돼지고기 시세가 급락하는 등 언택트 지향 트렌드의 후폭풍도 거세다.
10일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가 신종코로나 우려가 극대화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주요 마트앱 사용량을 분석한 결과 이마트몰과 롯데마트몰 앱 사용자 수는 전 주 대비 각각 20.9%, 18.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쓱닷컴 앱은 15.7%, 마켓컬리는 13.0%, 위메프는 12.6% 증가했다. 외식보다 배달을 택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배달 앱 요기요 사용자 수는 전 주 대비 17.1% 증가했다.
최근에는 주유소에서도 언택트 방식으로 기름을 넣는 사람들까지 생겼다. 전국 277여 개 GS칼텍스 주유소에서는 모바일 주유 솔루션 ‘오윈’ 앱을 통해 주유원과 대화하지 않고 기름을 넣을 수 있다. 앱을 통해 유종, 주유량을 선택하면 직원이 알아서 기름을 넣어주고 주유가 끝나면 앱에 등록한 신용카드로 결제가 된다. 차창을 열지 않고도 주유가 가능해 건강에 대한 염려가 큰 임산부 등 계층의 이용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편의점 CU는 밸런타인 데이 선물도 언택트 방식으로 판매하겠다고 나섰다. CU는 밸런타인 데이 선물용 초콜릿 30종을 요기요 배달 서비스로 판매한다. 요기요 앱을 통해 전국 4,000여 CU 배달 서비스 운영 점포에서 1만원 이상 구매하면 반경 1.5㎞ 이내까지 배달해준다. 2월14일과 15일은 배달료를 2,000원에서 1,000원으로 할인한다. CU 관계자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다양한 상품들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직접 만나지 않아도 쉽고 빠르게 선물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판매 부진과 시세 하락의 이중고를 겪는 양돈농가 돕기에 나섰다. 이마트는 14~16일 국산 냉장 삼겹살과 목심을 기존 가격보다 30% 가량 저렴한 100g당 99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준비물량은 삼겹살 200톤, 목심 50톤으로 삼겹살 기준 평상시 5주간 판매할 물량이다.
이마트 측은 “지난해 말 유행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돼지고기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신종코로나 사태로 외식업체 수요까지 줄어 어려움에 빠진 양돈 농가를 돕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축산물품질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첫 번째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0일부터 2월6일까지 돼지고기 1㎏당 평균 도매가격은 2,906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의 3,505원, 2018년 같은 기간의 4,201원보다 훨씬 낮다. 지난 2011년 이후 최저 가격이다.
언택트 지향에 따른 외식 자제 분위기로 가정식대체간편식(HMR)에 대한 관심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워커힐호텔앤리조트 측은 “HMR 제품인 명월관 갈비탕에 이어 온달 육개장이 마켓컬리, 자연이랑에 입점했다”면서 “언택트 소비가 늘어 워커힐 HMR 제품도 많은 문의가 오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온·오프라인 시장에서 마스크 등 위생용품 품귀 현상이 발생하자 상당수 소비자가 해외직구로 눈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직구 플랫폼 몰테일은 1월20일부터 2월6일까지 개인위생용품 해외직구 건수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배가 넘는 1,236%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손 소독제가 6,243% 늘었고 마스크는 147%, 손 세정제는 296% 증가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