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측은 “경영 정상화의 일환으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노조 측은 “구조조정을 위한 ‘수순’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새 노조 집행부 출범 후 한국GM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중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 출시 행사에 노사가 함께 나서면서 감지됐던 협력 기류에도 변화가 일 지 주목된다.
1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최근 노조 정비부품지회에 ‘부품창고 통합 관련 노사 협의 요청’ 공문을 보냈다. 창원과 제주의 부품 물류센터를 세종센터와 통폐합하고 부품 조달 기능을 세종으로 일원화하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한국GM은 현재 세종·창원·제주 3곳에서 부품창고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 인천까지 4곳을 운영했지만, 지난해 5월 인천창고를 세종으로 통폐합했다. 현재 창원센터에는 정규직 20명과 하청·비정규직 30여 명 등 50여명, 제주센터에는 4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부품센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일 뿐”이라며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구조조정을 위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해 인천센터 통폐합 때도 근무 인원 전부를 부평공장 등으로 전환배치 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파국을 원하느냐”며 즉각 반발했다. 지난 주말 창원센터에서 김성갑 노조위원장이 조합원 공청회를 연 데 이어 11일 소식지를 내고 “지난해 임금협상이 종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쟁의권 또한 시퍼렇게 살아있다”며 “노동조합에서는 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모두 동원해 폐쇄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지역적 특수성 검토 없이 폐쇄한다면 정비지연으로 인한 고객 불만과 판매 감소 등 파장이 불 보듯 뻔하다”며 “눈앞의 작은 이익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큰 이익을 걷어차 버리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번 부품센터 통폐합 추진이 협력 기류가 감지되던 한국GM 노사 관계에 또다시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 들어 새로 출범한 한국GM 새 노조는 강성으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지난달 트레일블레이저 신차 발표회에 집행부가 이례적으로 참석해 홍보를 도왔으며, “‘노사 상생’의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를 논의하자”고 사측에 제안하기도 했다. /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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