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인 야놀자의 제휴 숙박업소 목록 등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심명섭 전 위드이노베이션 대표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신민석 판사는 11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침해 등) 등 혐의로 기소된 심 전 대표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전·현직 직원 4명에게는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위드이노베이션 법인에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상당 기간에 걸쳐 피해자 회사 서버에 침입해 각종 숙박 정보 등을 부당하게 복제하고 장애를 발생케 한 행위”라며 “피해자 회사의 경쟁력 저하, 기밀 유출 등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심 전 대표 등은 종합숙박·액티비티 앱 여기어때를 운영하면서 2016년 경쟁사 야놀자의 전산서버에 1,500만여회 이상 접속해 제휴 숙박업소 목록, 입·퇴실 시간, 할인금액 등 정보를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3월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야놀자의 모바일앱용 서버에 접속해 특정 거리 내에 있는 모든 숙박업소 정보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서버에 부담을 줘 ‘야놀자’ 사용자들이 정상적으로 앱을 이용하지 못하게 한 혐의도 받았다.
심 전 대표 측은 “공개된 정보를 일반적으로 널리 행해지는 정보수집 방법을 통해 수집했을 뿐”이라며 “피고인들의 정보수집 행위가 (야놀자 측) 서버에 장애를 줄 정도도 아니었다”라고 혐의를 부인해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쟁 관계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접근 권한 없이 크롤링 프로그램을 이용해 피해자 서버에 접속해 정보통신망을 침해했고, 복제한 것이 모바일앱으로도 얻을 수 있었는지는 침입 여부와 관계가 없다”고 판단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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