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삼성전자(005930)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올해 하반기 폴더블폰의 대중화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 갤럭시 Z플립을 이을 다양한 형태의 폴더블폰 라인업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노 사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아트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행사 이후 국내 기자들을 대상으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소비자들이 폴더블폰을) 원하는 시점에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적절한 수량을 공급할 수 있어야 대중화”라며 “하반기 내로 대중화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이날 공개한 갤럭시 Z플립에 대해서는 “대화면의 사용성과 접었을 때의 휴대성을 함께 제공할지 2~3년의 개발기간 동안 고민했다”며 “밀레니얼 세대에게 다가가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가로로 접는 갤럭시 폴드와 조개 껍질처럼 위아래로 접는 갤럭시 Z플립 이외에도 여러 형태의 폴더블폰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노 사장은 “다양한 폴더블폰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어 최고의 사용성을 제공할 수 있는 폼팩터를 최선의 시기에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Z’ 모양으로 두 번 접는 폴더블폰 등 여러 폼팩터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갤럭시 Z플립과 함께 선보인 플래그십폰 갤럭시 S20 시리즈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그는 “초기 반응이나 거래선의 반응이 좋아서 기대가 크다”며 “실제 판매를 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전작보다는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전작인 갤럭시 S10 시리즈는 첫해 3,60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판매량 5,000만대를 달성한 갤럭시 S7 이후 꾸준히 3,000만대 중반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갤럭시 S20 시리즈가 흥행 기준인 4,000만대 판매량을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성장이 둔화하며 안팎의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라고 진단하면서도 “스마트폰 업계 리더로서 성장을 촉발할 새롭고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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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신흥시장인 중국과 인도 스마트폰 시장을 향한 관심도 잊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한 자릿수대 점유율에 머물러 있으며 인도에서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에 밀려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노 사장은 “중국 시장은 포기하지 않았고 인도도 잘해야 하고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올해부터 서서히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다시 턴어라운드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한 업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공급망관리(SCM·Supply Chain Management)상의 문제이기 때문에 일부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부품 협력사들과 잘 협력해 관리하고 있어 갤럭시 S20와 갤럭시Z플립에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팰리스 오브 파인아트에서 열린 언팩 행사에는 전 세계 3,000여명의 취재진과 관계자들이 모였다. 신종 코로나 확대를 우려해 곳곳에 마스크와 손 세정제가 배치돼 있었다.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지는 무선사업부장으로서의 데뷔전을 치른 노 사장은 무대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을 언급하며 감사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고 사장을 “멘토이자 최고경영자(CEO)”라고 밝히며 “지속적인 리더십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1시간여 동안 진행된 행사는 전부 갤럭시 S20을 통해 생중계됐다. 갤럭시 Z플립의 실물이 공개되는 순간 곳곳에서 탄성이 흘러나왔으며 미러퍼플·미러블랙에 이어 미러골드 색상이 등장했을 때는 환호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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