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동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NCM 소재에서 음이온의 산화·환원 현상을 발견해 리튬 이차전지의 성능과 안정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NCM은 전기자동차용 리튬 이차전지의 양극 소재로 사용된다.
고려대 신소재공학부의 강용묵 교수 연구팀과 미국 UC버클리대 내 LBNL(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의 완리 양 박사 연구팀은 최근 세계적인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을 통해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휴대용 전원 및 전기자동차(EV),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에 사용되는 리튬 이차전지의 성능은 양극·음극·전해질·분리막 등 4대 핵심소재의 특성에 의해 결정된다. 이 중 이차전지의 사용시간을 결정하는 충전 용량에는 양극 소재의 성능이 가장 중요하다.
NCM은 기존에 사용됐던 리튬코발트산화물(LiCoO2)에 비해 많은 리튬 이온의 탈리가 가능해 높은 용량(에너지 밀도)을 구현할 수 있으나 리튬 이동과 함께 수반돼야 하는 전자의 산화·환원에 관련해서는 니켈(Ni), 코발트(Co), 망간(Mn) 등의 전이금속에 국한됐다. 최근 리튬 과량(Li rich) 층상구조 양극 소재 등을 중심으로 관찰되는 음이온 산화·환원은 전이금속의 산화·환원 범위 이상으로 전자 이동을 유발해 리튬 이차전지의 용량을 혁신적으로 높일 수 있는 메커니즘이나 층상구조 내 비대칭성이 일어날 때만 발생하는 한계가 있다.
공동연구팀은 NCM이 리튬이 과량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Ni, Co, Mn 등의 전이금속이 구조 내에서 혼재돼 음이온의 산화·환원을 유발하는 비대칭성을 보인다는 점에 착안했다. 공명 비탄성 X선 산란법(RIXS)을 활용해 NCM 충전 과정에서 전체 리튬 이온의 70% 이상이 빠진 뒤 전이금속에서의 산화 현상은 사라지고 산소에서의 전자 탈리를 통해 충전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관찰한 것이다. 이러한 산소로부터의 전자 탈리 현상은 일정 수준 이상의 가역성을 갖고 있어 NCM의 가역 용량을 향상하는 데 기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강 교수는 “대표적인 상용 양극 소재인 NCM의 용량 및 에너지 밀도를 혁신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음이온(산소)으로부터의 산화·환원을 가역적으로 만드는 것이 기술 개발의 가장 중요한 점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공동연구진은 NCM과 리튬 과량이 아닌 층상구조 양극 소재에서 음이온 산화·환원이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소재의 활용성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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