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기반 차량호출 업체 ‘타다’가 모회사 차량공유 업체 ‘쏘카’에서 완전히 떨어져 나가 오는 4월부터 독립 법인으로 새 출발한다.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서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경쟁력을 높여 투자를 더 받기 위한 개편이라는 게 쏘카측의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는 19일 ‘타다’의 불법성을 가릴 법원 결정을 앞두고 있는데다 국회에서는 ‘타다 금지법’이 발의된 상태여서 ‘타다’가 쏘카의 품에서 떠나 독자생존의 길을 걷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쏘카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승차공유 사업을 전담할 ‘타다’(가칭)를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기업을 수평적으로 쪼개는 인적 분할 방식으로, 지금의 쏘카 주주들은 지분율 그대로 타다를 소유한다. 신설법인 ‘타다’는 오는 4월 1일 출범한다.
지금은 쏘카의 100% 자회사 VCNC가 ‘타다’의 운행 플랫폼을 맡고 차량 렌터와 기사 알선 등의 주요 사업은 쏘카 내 사업부 형태로 있었다. 이 사업부가 별도 법인으로 분리되는 것이다. 신설되는 ‘타다’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회원 수 170만명, 차량 1,500대로 사업을 전개한 현재 타다를 그대로 이어받는다. 각 사업부문의 핵심 경쟁력을 높이고 국내외 투자 유치와 기업 성장을 위한 결정이라고 타다는 설명했다.
타다는 앞으로 다양한 승차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서 11인승 승합차량으로 진행하는 ‘베이직’과 교통약자를 대상으로 한 ‘어시스트’외에 택시와 협력하는 ‘프리미엄’, 기업용 ‘비즈니스’, 공항이동, 골프 등 사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 대중교통과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페이스북에 “오랜 고민 끝에 타다의 사업 경쟁력 제고와 더 큰 성장을 만들어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며 “모빌리티 유니콘(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이 아니라 모빌리티 유니콘 목장이 만들어지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재욱 타다 대표도 “사업 기회를 넓히고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산업을 더 크게 성장시키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타다는 새 법인 설립을 계기로 이용자 서비스 강화, 드라이버 사회안전망 지원, 기업의 사회적 기여와 책임 실천, 플랫폼 생태계 확대라는 4대 가치를 중심으로 ‘사람 중심의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성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분할로 ‘타다’가 독자생존의 출발선에 선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유사택시’ 논란으로 택시업계와 첨예한 갈등을 빚어온 타다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검찰은 지난 10일 결심공판에서 이 대표와 박 대표에 대해 ‘무면허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을 한 혐의로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오는 19일 법원의 선고를 앞두고 있다. ‘타다 금지법’ 역시 지난해 국회 파행으로 해를 넘겼지만 여전히 법사위에 계류중이다. 타다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경우 쏘카 사업에 영향이 미치게 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재웅 대표의 입장에서는 여러 경우의 수를 고려한 선택인 듯 하다 ”며“다만 타다 역시 별도 법인 형태로 사업을 지속해야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더 큰 기회를 갖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주원·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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