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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국내용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자사 AP 안쓴다

국내 출시 갤럭시S20에 퀄컴 스냅드래곤

엑시노스, 가성비 떨어져 밀린듯

5G 통신칩도 퀄컴으로 단일화





삼성전자가 올해 국내에서 판매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0’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자사 AP인 ‘엑시노스’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국내용 갤럭시 S20의 AP로는 미국 퀄컴이 만든 ‘스냅드래곤’이 채택됐다. 삼성전자의 내수용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자사 AP인 엑시노스가 배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출시 갤럭시 S20에 퀄컴 AP를 쓰면서 5G 모뎀도 퀄컴 제품으로 단일화했다. 오는 2030년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에 오른다는 삼성전자의 ‘비전 2030’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6일부터 전 세계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되는 갤럭시 S20의 국내용 제품 AP로 미국 퀄컴의 ‘스냅드래곤 865’가 채택됐다. 데이터 연산·처리 등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가운데 가장 최신 기술이 집약된 핵심 부품이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경우 한국과 유럽에 출시하는 제품은 자사 AP인 엑시노스를 사용했고 북미·중국 등에는 퀄컴 스냅드래곤을 탑재했다. 특히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선보인 플래그십 스마트폰에는 모두 삼성 엑시노스가 사용됐으나 올해는 빠졌다. 유럽 등 일부 국가에서 출시하는 갤럭시 S20에만 엑시노스를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국내 출시 스마트폰에 처음으로 엑시노스를 탑재하지 않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삼성 엑시노스가 가격과 성능 측면에서 퀄컴 스냅드래곤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 점을 이유로 꼽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사업부와 반도체 사업을 맡는 디바이스 솔루션(DS) 사업부가 분리돼 있어 사업부별로 독립적인 결정을 내리지만 상징성이 큰 국내용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자사 AP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라며 “IM 사업부가 엑시노스의 가성비가 스냅드래곤에 못 미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바일 AP 시장에서 글로벌 1위인 퀄컴을 맹추격한다는 삼성전자의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내수용 갤럭시 S20에 엑시노스 탑재가 불발되며 시장점유율 확대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2·4분기 기준 모바일 AP 시장점유율은 퀄컴이 39.6%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애플(19.9%), 삼성전자(13.1%),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12.9%) 순이었다.

모바일 AP는 이미지센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과 함께 삼성전자가 2030년 1위 달성을 목표로 하는 시스템 반도체의 핵심 사업이라는 점에서 ‘비전 2030’ 달성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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