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2019시즌 유럽축구리그 선수 중 가장 많은 경기를 뛴 선수는 손흥민(28·토트넘)이었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자료에 따르면 손흥민은 조사 대상 543명 중 가장 많은 78경기를 소화했다. 소속팀 일정과 국가대표 경기 등으로 이동한 총거리도 11만600㎞로 가장 길었다. 이 때문에 혹사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손흥민은 한 시즌 20골을 터뜨리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경험 등으로 최고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도 손흥민은 바쁘다. 특히 조제 모리뉴 감독 부임 후 16경기에서 11경기를 풀타임 소화했다. 종료 직전 교체됐던 경기를 더하면 사실상 열세 차례나 풀타임으로 뛰었다. 중간에 퇴장으로 인한 3경기 휴식이 있기는 했지만 직전 경기까지도 5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해냈다. 최근에는 4경기 연속골 등 체력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오히려 골 폭풍을 몰아쳐 왔다.
열흘간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겨울 휴식기를 마친 토트넘이 오는 16일(이하 한국시간) EPL 애스턴 빌라전, 20일 챔스 라이프치히전, 22일 EPL 첼시전까지 1주일간 3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에 돌입한다. 강행군에 ‘최적화’된 손흥민에게 다시 한 번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이유다.
16일 오후11시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손흥민은 개인 최다인 5경기 연속골에 도전한다. 1골만 보태면 시즌 15호로 EPL 통산 50골도 달성한다. 손흥민은 한 달 반의 골 침묵을 깨고 지난달부터 헤딩·왼발·오른발·페널티킥으로 다양하게 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도 손흥민은 4연속 득점 경험이 있다. 아시안게임과 A매치 차출 등으로 피로에 대한 팬들의 우려가 커질 때 팀의 4연승을 이끌어 주포 해리 케인과 델리 알리의 부상 공백을 잊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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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3경기는 토트넘의 올 시즌 운명이 걸린 3연전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EPL 일정이 후반으로 접어든 가운데 6위인 토트넘은 4위 첼시와 승점 차가 4점이다. 톱4 목표를 달성하려면 17위 빌라를 반드시 잡은 뒤 22일 첼시 원정에 ‘올인’해야 한다. 중간에 라이프치히와 챔스 16강 1차전도 지난 시즌 챔스 준우승팀으로서 놓칠 수 없는 경기다. 1차전이 독일 원정이 아니라는 것은 토트넘으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케인이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을 접은 가운데 이번에도 손흥민이 키플레이어 역할을 해내야 한다.
빌라와 라이프치히에는 빅클럽의 영입 타깃인 유망 선수들이 많다. 미드필더 잭 그릴리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 등이 눈독 들이는 빌라의 에이스다. 라이프치히전은 손흥민과 티모 베르너의 해결사 대결로 볼 만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르너는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공격 포인트 공동 1위(20골 5도움)를 달리며 2009년 창단한 라이프치히에 첫 우승의 꿈을 불어넣고 있다. 라이프치히는 후반기 들어 2위로 내려가기는 했지만 선두 바이에른 뮌헨을 1점 차로 쫓고 있다.
한편 윈터 브레이크 기간 손흥민은 깜짝 귀국해 대한축구협회의 중고생 대상 행사에 멘토로 나섰다. 병역특례자 봉사활동의 일환이기도 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손흥민은 34개월간 봉사활동 544시간을 채워야 한다. 손흥민은 13일 토트넘 훈련장에 복귀해 밝은 표정으로 동료들과 발을 맞추며 운명의 3연전 준비에 돌입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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