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검찰이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중국 화웨이에 16개의 새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했다. 여기에는 대북 제재 위반과 관련한 혐의도 포함됐다.
13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뉴욕 연방검찰은 브루클린 연방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을 통해 화웨이 및 화웨이의 미국 내 자회사들이 기업의 부패 범죄를 처벌하는 리코(RICO)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리코법은 범죄집단이나 기업의 부정거래 등 조직적인 부패 범죄를 처벌하는 법률이다.
화웨이는 오랜 기간 미국 기업의 영업비밀을 빼돌리고 지식재산권을 도용하려 한 혐의를 받았다. 화웨이 측에는 총 16개 혐의가 적용됐으며 기소 대상은 화웨이와 몇몇 자회사, 화웨이 창업자의 딸이자 재무책임자인 멍완저우 부회장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검찰은 화웨이가 2002년 다수의 미 기업 영업비밀을 빼돌리기 위한 음모를 꾸몄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화웨이는 미 기술기업들과 기밀 유지 계약을 체결한 뒤 계약을 위반했으며 다른 회사의 직원을 고용해 이전 소속 회사의 지식재산을 빼돌리도록 지시했다.
또 화웨이는 연구기관에서 일하는 대학교수 등 ‘대리인’을 활용해 경쟁 업체의 영업비밀을 빼돌리고 기밀을 빼 온 직원에게는 보상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특히 화웨이는 미국의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 사업을 한 것을 미 정부에 속인 혐의도 받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검찰의 추가 기소 내용은 이란과 북한 등 제재 대상 국가에 대한 이 회사의 개입에 대한 새로운 의혹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사안의 경우 2009년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을 때 이란이 시위대를 감시할 수 있는 감시 장비를 화웨이가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화웨이가 빼낸 미 기업의 지식재산에는 인터넷 라우터, 안테나 기술, 로봇 테스트 기술 등의 소스 코드와 사용자 매뉴얼과 같은 영업비밀 정보와 저작권이 있는 정보가 포함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앞서 지난해 1월 뉴욕주 검찰은 금융사기, 기술절취 등 13개 혐의로 화웨이와 일부 자회사, 멍 부회장을 기소했으며 워싱턴주 검찰은 미 통신업체인 T모바일의 기밀 절취, 사법 방해 등 10개 혐의로 화웨이를 기소한 바 있다.
AP는 이번 추가 기소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국가 안보 우려를 제기하면서 이 회사의 초고속 네트워크를 사용하지 않도록 서방 우방국들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