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프(066110)가 19일 사내·사외이사 선임안을 담은 주주 제안에 대해 “관리종목 기업의 전 이사진 교체는 자칫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사유가 될 수 있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한프는 손호경 외 5인이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1명을 선임하는 의안상정가처분을 제주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6명 주주들은 총 주식 117만814주(2.21%)를 보유하고 있다.
한프의 최대주주인 에스엘이노베이션은 주식 810만2017주(15.34%)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주주 제안이 실제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회사는 이번 주주 제안이 지난해 12월 인수를 완료한 제주CC를 노린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손 씨 등이 회사를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만든 뒤 4월 만기인 12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의 조기상환을 청구해, 제주CC를 보유한 SPC(특수목적법인)을 대신 인수하려 한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CB의 채권자는 웰스투자자문이다. 한프는 손 씨 등의 배후에 미래에셋대우증권의 윤모씨가 있다고 주장한다. 윤 씨는 한프의 주식을 대규모로 보유한 고객 계좌를 관리 중이고, 웰스투자자문의 실질 운영자라고 한프 측은 전했다.
한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사내유보금으로 제주CC 인수를 완료한 뒤 오는 4월 만기인 웰스투자자문 전환사채 조기상환을 진행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했으나, 이번 주주제안을 한 사람이 신주발행금지가처분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주발행금지가처분이 기각됐지만 관련 분쟁으로 58억원 자금 유치에 실패했다”며 “자신의CB 조기상환을 원한다면 윤씨가 자금 유치를 방해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상장 규정에 따르면 관리종목인 기업은 최대주주 또는 대표이사가 변경되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번 정기주총일이 관리종목 지정뒤에 열리는 만큼 자칫 이사진이 교체되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관계자는 “제주CC를 인수한 뒤 재매각해 숙원사업인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립의 자본금을 확보하려 했다”며 “인수 성공이 오히려 한프의 유보금 부족으로 이어져 독이 되어버린 상황”이라며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다각도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 소액주주는 “코스닥 상장규정 38조와 이에 따른 시행세칙 33조에 따르면 대표이사 변경은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사유가 될 수 없다”며 회사측의 주장에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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