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일시적으로 대북제재를 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정부가 국제사회의 요청이 있다면 북한에 대한 신종 코로나19 방역 물품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이 북한에 신종 코로나19 대응 관련 의료용품과 장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대북 제재를 면제해달라고 유엔에 공식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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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C의 리처드 블루위트 유엔 상주대표는 20일(현지시간) RFA와의 인터뷰에서 늦어도 오는 26일이면 제재 면제 여부에 대한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제재 면제 신청 사유에 대해 “북한에서 코로나19 관련 감시, 예방교육과 인식제고, 대응 등의 활동에 나서고 있는 조선적십자회와 북한 보건성이 요청한 물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재 면제 요청 품목에는 방역용 보호복과 안경, 시험기구와 시약, 적외선 체온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당국이 신종 코로나19 확진자가 없음을 거듭 밝혔음에도 국제사회의 방역을 위한 대북제재 일시 면제 주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북한 당국으로부터 보고받은 확진자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의 취약한 보건의료체계를 고려할 때 신종 코로나19 검진키트 미비 등 북한당국의 발표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북한당국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가운데 유엔아동기금(UNICEF, 유니세프)에 이어 IFRC 등 국제사회를 중심으로 대북제재 일시 면제 요구가 빗발치면서 유엔의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유엔이 신종 코로나 19 방역을 위해 북한에 대한 제재를 일시적으로 면제할 경우 정부는 남북방역 협력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 앞서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정례브리핑에서 국제사회를 통한 대북지원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문의 단계 상황이 진행되고 있지만 만약 공식 문의가 올 경우 정부도 그 때 검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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