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023530)의 글로벌 신용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대형마트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백화점 사업마저 꺾이면서 올해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한다고 21일 밝혔다. 신용등급은 ‘Baa3’을 유지했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280억원으로 전년 동기 5,970억원 대비 28% 감소했다. 소비패턴의 변화로 주력사업인 오프라인 매장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된 영향이 컸다. 상당한 규모의 손상차손이 반영되면서 당기순손실도 8,540억원으로 치솟았다. 세금 및 감가상각비 등 일회성 비용과 주력사업인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전자제품전문점의 실적 약화가 주 요인이다. 국내 백화점 부문 기존점 매출 신장률도 1.4% 감소했다.
수익성이 급감하면서 차입부담은 늘어났다. 롯데쇼핑의 조정전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6조3,000억원으로 전년 5조1,000억원 대비 증가했다.
무디스는 특히 롯데쇼핑의 백화점 사업이 온라인시장에서 경쟁력이 양호하다고 평가했으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향에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롯데쇼핑의 글로벌 신용등급은 투자적격등급 중 가장 밑단으로 한 단계 더 강등될 경우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된다. 무디스는 “롯데쇼핑의 부진한 수익성이 지속되거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에비타 대비 조정순차입금 비율이 5.0~5.5배를 상회할 경우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비타 대비 조정순차입금 비율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흐름 대비 차입금 비율을 알 수 있는 지표다. 롯데쇼핑은 이미 지난해 6배를 넘겨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된 상태다.
롯데쇼핑은 이날 오전 장중 한때 10만5,500원을 기록하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매장 이용자 수가 줄어 유통기업의 실적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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