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 우리나라 소득분배의 큰 트렌드는 ‘개선’”이라며 “2019년에도 이런 추세가 지속됐다”고 주장했다. 최근 발표된 ‘2019년 4·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두고 “분배지표인 소득 5분위 배율이 1년 전보다 개선은 됐지만 여전히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본격화된) 지난 2017년과 비하면 악화돼 있다는 비판에 대한 반박이다.
김 차관은 지난 22일 개인 계정의 페이스북에 ‘소득분배지표 바로 알기 : 트렌드 vs 싸이클’이라는 제목을 단 장문의 글을 올렸다. 지난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와 앞선 지난해 12월 발표된 ‘2019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함께 놓고 소득분배 흐름을 직접 분석해 쓴 글이다. 가계동향조사와 가계금융복지조사는 둘 다 분위별 소득과 분배 정도(소득 5분위 배율)를 알 수 있다. 하지만 가계동향조사는 분기별로 약 8,000가구(다목적 표번)를 대상으로 면접 조사를 통해 이뤄지고 가계금융복지조사는 2만가구를 대상으로 면접조사 뿐 아니라 각종 행정자료가 더해진 연간 통계다. 김 차관은 “둘 중 공식 소득분배 지표는 가계금융복지조사”라고 했다.
김 차관은 “이번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박하게 평가하거나 비판하는 기사가 적지 않다”면서 “언뜻 맞는 지적 같지만 그렇지 않다”고 적었다.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분위(하위20%)와 5분위(상위20%) 간 소득 격차인 5분위 배율은 지난해 4분기 5.26배로, 1년 전 5.47배보다 개선됐다. 하지만 2017년 4분기 4.61배와 비교하면 여전히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문재인 정부 들어 분배지표가 악화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김 차관은 “연간 기준 공식 분배지표인 가계금융복지조사 수치를 보면, 2018년 중 1분위 소득 수준이나 5분위 배율, 지니계수 등 모든 분배지표가 2017년에 비해 분명 개선됐다”고 했다. 실제 지난해 나온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2018년 5분위배율은 6.54배로, 전년 대비 0.42배포인트(p) 개선됐다. 분기 단위인 가계동향조사를 놓고 보면 소득 분배수준이 2017년보다 안 좋지만 그가 말하는 ‘공식 지표’인 가계금융복지조사로는 개선된 것이 분명하다는 주장이다. 다만 김 차관도 “가계금융복지조사와 가계동향조사의 2018년 지표 변화 방향이 다른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면서도 “공식 분배지표와 장기 트렌드는 가계금융복지조사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게 옳다”고 했다. 이어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로 입증되는 2017년 이후 소득분배 트렌드는 ‘개선’”이라면서 “이 큰 연간 흐름 위에 2019년 네 분기의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얹어보면 2019년에도 소득분배지표 개선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적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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