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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인터 '폴 푸아레' 언제 살아날까

작년3분기 영업익 -40억4,000만원

디렉터 영입·마케팅 총력 효과못봐

신세계측 "투자와 시간 필요"

비디비치처럼 '부진후 반등' 기대





“명품 브랜드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명품 브랜드를 직접 운영하는 회사로 거듭나겠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2015년 프랑스 명품 브랜드 폴 푸아레를 인수하며 밝혔던 포부다. 하지만 인수 6년 차에도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푸아레(Shinsegae Poiret S.A.S) 법인은 수차례의 출자에도 자본금을 까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인수 후 부진을 거듭하다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성장 동력이 된 ‘비디비치’의 사례를 염두에 두고 폴 푸아레의 부활 가능성을 기대하며 당장 매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상표권만 남았던 폴 푸아레…여전히 ‘유령’ 상태=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해 11월 공시한 3·4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푸아레 법인의 영업이익은 -40억 4,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자본금 32억 2,000만원 보다도 많은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완전 자본잠식을 향해 달려가는 형국이다. 지난해 푸아레 법인의 자본금 추이를 보면 1·4분기 48억 7,000만원에서 2·4분기37억 8,000만원으로 떨어지며 하향 곡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만의 상황이 아니다. 인수 후 지속해서 적자를 보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8년엔 세 차례에 걸쳐 187억원을 출자했다. 폴 푸아레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마케팅 및 운영 비용을 지원한다는 차원에서다. 그럼에도 적자는 이어져 상표권만 남았던 인수 당시와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현재는 뚜렷한 영업활동을 하지 않고 재정비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놓지 못하는 명품 브랜드 드림=신세계인터내셔날의 주요 사업 기반은 명품 수입으로 자체 명품 브랜드 운영에 대한 갈망이 존재했다. 샤넬과 함께 1900년대 초를 풍미하다 1929년 하우스 폐쇄 후 상표권으로만 남아 있었던 폴 푸아레를 신세계인터내셔날인 사들인 배경도 명품을 직접 운영하며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데 있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폴 푸아레를 통해 패션뿐 아니라 뷰티까지 명품 라인을 확장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실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9년 ‘푸아레 보떼(POIRET BEAUTE)’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샤넬보다 먼저 향수를 출시했던 폴 푸아레의 명성에 맞게 뷰티 라인 중 향수부터 출시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폴 푸아레가 성공하면 해외에서도 명품 패션·뷰티회사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폴 푸아레를 발판으로 다른 브랜드의 해외 공략을 추진하려고 했기 때문에 쉽게 폴 푸아레의 매각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다렸더니 대박”…‘제2 비디비치’ 나올까=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한 해 영업이익은 845억원으로 전년보다 52.2% 증가했다. 매출은 1조4,2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9% 증가했다. 이는 화장품 부문의 두드러진 성장 때문이다. 특히 신세계인터내셔날이 2012년 인수한 비디비치의 활약이 컸다. 인수 당시 19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던 비디비치는 중국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2017년 226억원을 기록하더니 2018년 1,2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비디비치 혼자서만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인수 후 적자에 시달리다가 효자로 떠오른 비디비치처럼 폴 푸아레 역시 반등할 가능성을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폴 푸아레는 당장 매각계획이 없다. 재정비 해 부활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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