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87% 하락한 2,079.04에 거래를 마쳤다. 2.26% 하락한 2,114.04로 출발한 코스피는 개장 직후 외국인과 개인이 순매도에 나서며 하락장을 형성했다. 이후 순매도를 하던 개인이 순매수로 방향을 틀며 기관과 함께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강해지며 낙폭은 오히려 커졌다. 외국인의 강한 매도세에 지수는 장중 한때 전 거래일 대비 3.50% 하락한 2,087.23선까지 내려가며 2,090선이 무너진 뒤 2,090선을 유지하는 듯했다. 하지만 장 마감을 앞두고 하락세가 강해지며 끝내는 2,080선을 사수하는 것도 실패했다.
이날 지수 급락은 주말 동안 강해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말을 앞둔 지난 21일까지만 해도 확진자는 204명, 사망자는 2명이었다. 그러나 주말을 지나며 확진자는 602명, 사망자는 6명까지 증가했다. 또한 24일까지의 확진자와 사망자를 더하면 총 확진자는 763명, 사망자는 7명으로 늘어났다. 이 밖에도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 검사가 진행 중인 사람은 8,725명으로, 코로나19 사태 확산이 국내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급주체별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6,077억원, 1,929억원 순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이 7,823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업종별로는 이날 전 업종이 하락장을 기록했다. 특히 의료정밀과 의약품 등은 각각 전 거래일 대비 6.16%, 4.68% 하락했고, 기계(-4.50%)·운수장비(-4.48%)·건설(-4.48%)·화학(-4.41%) 등 역시 크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별로는 삼성전자(-4.50%)·SK하이닉스(-3.40%)·삼성바이오로직스(-5.24%)·NAVER(-2.90%)·셀트리온(-4.52%) 등이 모두 하락했다. 이날 시총 상위 50위권 내 종목 중 상승 마감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으며, 100위권까지 범위를 넓혀도 포스코케미칼(57위, +1.36%)·DB손해보험(69위, +1.29%)·한진칼(70위, +0.98%)·현대해상(99위, +1.82%) 등 네 곳에 불과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4.30% 하락한 639.29에 거래를 마쳤다. 2.18% 하락한 653.40에 출발한 코스닥은 장중 하락 폭을 소폭 줄이며 전 거래일 대비 1.75% 하락한 656.31로 650선을 사수하는가 싶었지만, 오후 들어 하락 폭을 키우며 4%대 급락장을 형성했다. 수급 주체별로는 외국인이 430억원 순매수했지만, 개인과 기관이 각각 303억원과 23억원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코스피 시장과 마찬가지로 전 업종이 하락장으로 거래를 마쳤다. 가장 큰 폭의 하락세는 전 거래일 대비 8.23% 하락한 섬유의류 업종이 기록했고, 운송장비·부품(-5.54%), 건설(-5.30%), 출판·매체복제(-5.26%), 비금속(-5.21%), 기타제조(-5.19%), 화학(-5.09%), 통신장비(-5.06%) 등 상당수 업종 역시 급락했다. 시총 상위 기업별로는 셀트리온헬스케어(-2.49%)·에이치엘비(-7.49%)·CJ ENM(-4.71%)·펄어비스(-1.71%)·스튜디오드래곤(-3.59%)·케이엠더블유(-6.75%) 등 대부분이 하락 마감했다.
금일 급락장세와 관련해 서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치 못한 돌발 악재로 인해 코스피와 코스닥이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도 급등세를 기록했다”며 “국내 증시 급락 배경에는 증가하는 국내 코로나 확진자수에 따른 전반적인 경기 위축 우려, 지난 21일 발표된 2월 Markit 제조업 PMI 예비치와 Markit 서비스업 PMI 예비치가 50.8과 49.4를 기록하며 각각 6개월 이래, 79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는 점과 차트 상으로도 120일선이 붕괴되면서 출현한 기술적인 매도세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중국 내 확진자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점이 지난주 초까지 시장 안정의 동인으로 작용했으나, 한국과 이탈리아 등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현재는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서 연구원은 다만 “과거 사스나 신종플루, 메르스 사태를 복기해볼 때 전염병이라는 리스크는 주식시장의 장기 약세장을 출현시킬 만한 요인이 되지 못했다”며 “1,210원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 역시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200선이 넘었던 시기는 2010년 유로존 재정위기나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2019년 미중 무역분쟁 등 대형 이벤트를 제외하고는 없었기 때문에 현재의 환율 수준은 고점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원달러 환율은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차익을 노리고 들어올만한 타이밍에 도달했고, 여전한 중국의 추가 부양 기대감과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고려할 때 현재 수준에서 지수가 추가 급락세를 겪을 가능성은 낮다”며 “지난 1월 말 코스피가 5% 넘게 급락한 이후 1주일 만에 빠른 급반등세를 보이면서 단기 저점 매수 기회를 놓친 시장참여자들이 많았던 만큼, 현재의 조정을 다시 한번 매수기회로 활용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0원 오른 달러당 1,220.2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wown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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