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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블랙박스 제조업체 다본다, 회생 5년만에 결국 파산





‘내 차안의 변호사’란 광고 문구로 한때 업계 1위까지 했던 블랙박스 제조업체 다본다㈜가 5년여간의 회생 절차 끝에 결국 파산했다. 회생 중에도 신제품을 내고 온라인 및 홈쇼핑 판매망을 구축 부활의 노래를 불렀지만 결국 과도한 채무와 달라진 업계 흐름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제2 파산부는 21일 다본다 주식회사에 대해 파산 선고를 내렸다. 이번 선고에 따라 채권자들은 향후 채권신고기간 및 채권자 집회 등을 거치는 한편 법원의 파산채권조사확정재판에 따라 채무 관계 등을 정리하게 된다.

다본다는 2005년 현대오토콤으로 출발, 2008년 차량용 블랙박스 ‘다본다’를 출시해 국내 블랙박스 시장을 선도한 기업이다. 블랙박스 시장은 2008년 연 4만7,000대에서 2012년 155만대로 40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법인택시의 블랙박스 탑재 의무화가 이유였다. 당시 다본다는 이런 흐름 속에서 ‘내 차안의 변호사’라는 콘셉트로 법인 및 개인 수요에 맞는 제품으로 급성장했다. 2012년에는 매출 564억원, 영업익 21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면에서 업계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전국 매장은 650여개, 서비스망도 58개에 달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팅크웨어(아이나비), 미동전자통산(유라이브) 등 경쟁업체가 등장했고 무리하게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는 한편 가격 할인 정책으로 무리한 치킨게임을 벌이다 재무 상태가 악화됐다. 그 결과 2013년 35억원, 2014년 107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15년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다행히 같은 해 12월 법원으로부터 회생 계획 인가를 받고 경영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였고 온라인마켓을 오픈하는 한편 2016년 공영홈쇼핑과 2017년 롯데홈쇼핑 등에 판매를 시작하며 부활을 꿈꿨다. 신제품도 적극 출시하는 한편 2018년에는 일본 도요타자동차에 납품을 협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판매 부진을 겪었고 실적 개선을 이루지 못하면서 결국 올해 1월 법원이 직권파산을 결정, 이달 최종 파산했다.

다본다는 2003년 배우 장혁을 광고 모델로 쓰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지만 판매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재무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서울경제DB


현재 다본다의 채권자는 ㈜디앤비인터내셔널 외 595명이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현대캐피탈 등 금융권 뿐 아니라 개인, 기업, 정부 등 다양하다. 채권자들 법률대리인은 법무법인 화우다. 총 채무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상당히 많은 수의 채권자들이 얽혀 있고 보유 자산은 많지 않아 채권 회수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본다가 파산하면 곧 회사가 사라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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