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이 투자운용사업으로 보폭을 확대한다. 부동산을 개발해서 바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보유해 운용하면서 장기적인 사업구조를 만들기 위한 포석이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앞두고 수익을 다각화해 몸값을 올리겠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최근 자산관리회사(Asset Management Company·AMC) 조직을 신설하고 국토교통부에 리츠AMC 인가를 신청했다.
이제까지 부동산금융의 자금조달은 증권사들의 비즈니스였다. 브리지론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까지 자금을 조달해주고 건설사로부터 이자를 받는 구조다. 물건별로 금리는 다르지만 후순위의 경우 대부분 5~6% 이상 고금리다. 미분양이나 공실이 발생했을 경우 건설사가 리스크도 대부분 떠안는 구조다. 그러나 리츠를 만들면 여러 투자자를 모집해 리스크의 분산이 가능하다. 이자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부동산을 개발한 후 바로 판매하지 않고 계속 보유해 운용하면서 장기간 수익을 내는 구조도 짤 수 있다. 국내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에 이익창출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호반그룹은 주택개발과 건설·레저사업을 영위하는 34개 계열사로 구성돼 시공과 시행, 자금대여와 차입 등 특수관계자 간 거래로 긴밀하게 결합돼 있다. 이 과정에서 호반AMC가 투자운용사로서 금융 비용을 절감하고 투자자를 모집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AMC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자산을 관리하면서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려는 목적”이라며 “호반그룹은 특히 골프장·리조트 등 관광레저사업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일반 임대보다는 이쪽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저성장과 가계부채 증가 등 여파로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기업공개(IPO)를 앞둔 몸값 높이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년여간 상장을 준비해온 호반건설은 올해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 대신증권이 공동주관사다. 상반기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투자자 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김민경·김민석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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