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이 주사무소로 이용하고 있는 서울 용산구의 아모레퍼시픽 건물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이날 폐쇄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4일 옆 건물인 LS용산타워에서 근무하는 임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음에도 동선이 확실하게 파악되지 않자 선제 방역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과 LS용산타워는 식당가를 공유하고 있다.
상장사 주주총회를 위한 감사보고서 제출 시한이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 3,2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국내 1위 회계법인이 사무실 폐쇄를 결정하자 감사 업무 차질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삼일회계법인이 감사를 맡은 상장사는 311곳(2018년 결산 기준)에 달한다.
다만 삼일회계법인은 재택근무와 현장근무 등을 활용한 유연한 조직운영으로 감사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일회계법인은 이날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감사 절차의 상당 부분을 디지털화하고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전환했으며 노트북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팀별 화상회의가 가능한 모바일 근무 환경을 구축해왔다”며 “유연하고 민첩한 조직 운영으로 감사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과 국내 특정 지역에 사업장을 둔 일부 상장사는 재무제표 작성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중국에서는 현지 업무 마비로, 국내에서는 재고 실사 등에 어려움을 겪으며 재무제표 작성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재무제표 작성이 밀리면 감사도 늦어져 감사보고서와 사업보고서 작성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기업이 제대로 사업보고서를 작성하지 못하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비적정’ 의견을 받을 수 있으며 촉박하게 감사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감사인도 감사를 부실하게 할 우려가 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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