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객실 승무원이 최근 비행을 다녀온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기존에 알려졌던 항공기 내부에서는 바이러스에 안전하다는 사실과 달리 기내에서 전염이 됐을 경우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981명으로 늘어나면서 1,000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사망자는 11명으로 늘었다.
25일 정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해당 승무원은 지난 19일 ‘인천~LA’노선에 탑승했다가 귀국한 뒤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자가격리를 하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객실 승무원은 ‘인천~LA’ 노선 탑승에 앞서 ‘인천~텔아비브’ 노선에도 탑승했다. 이 항공기에는 이스라엘 성지순례에 참여했다가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은 천주교 안동교구신자들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 성지 순례단은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이스라엘 성지 순례를 하고 입국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날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지자체 발표 등에 따르면 확진자는 총 981명이다. 전날 오후11시 기준보다 148명 증가했다. 집단발병이 확인된 신천지 대구교회나 경북 청도 대남병원 외에 서울, 경북 예천·칠곡, 부산 등 전국 곳곳의 종교집단 및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산발적으로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서울에서는 등록 신자가 10만명에 이르는 강동구 소재 명성교회 부목사가 확진 판정을 받아 2·3차 감염이 우려된다. 이 목사는 지난 16일 오후 2,000여명과 함께 예배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아홉번째 사망자는 925번 환자(69세 여성)로 경북 칠곡 경북대병원 음압병동에서 치료하던 중 급성 호흡부전으로 전날 숨을 거뒀다. 신천지 대구교회 확진자와 접촉했던 이력이 있다. 열번째 사망자는 298번 환자(58세 남성)로 청도 대남병원 사례와 관련돼 있다. 국내 첫 외국인 사망자도 발생했다. 이날 숨진 35세 몽골인 남성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경기 고양 명지병원에서 격리 치료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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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판정을 받은 대한항공 객실승무원은 일단 텔아비브 노선을 탔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에서는 감염 경로에 대해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통상 항공기는 가열 멸균된 공기를 헤파(HEPA) 필터로 기내에 공급하기 때문에 멸균상태가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부 공기가 엔진 압축기를 통과할 때 완전 멸균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엔진을 통해 새로운 공기가 유입되고 내부 공기는 외부로 배출되는 환기 시스템이 이뤄져 있을 뿐 아니라 객실 내 공기가 구역마다 수직 방식으로 흐르는 ‘에어커튼’ 방식이라 바이러스에 안전하다는게 정설이다. 이 때문에 승객들은 기내에 탑승할 때까지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해당 승무원이 기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판정 날 경우에는 항공기 운항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감염 경로 등에 따라 무더기 접촉자도 나올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선 국제선 장거리 노선 위주로 운항하는 대한항공의 운항 중단 요청이나 한국발 승객 입국 금지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대한항공은 이날 오후부터 인천승무원브리핑실(IOC)를 폐쇄함과 동시에 같은 비행기에 탑승했던 승무원 23명을 대상으로 14일간 자가 격리 조치를 시행했다. 아울러 승무원들이 머물렀던 LA월셔그랜드 호텔 등에 대한 방역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추후 IOC 운영이 재개될 때까지 객실 승무원에게 인천공한 제2여객터미널에서 탑승 준비를 하도록 했으며 비행 전 브리핑을 기내에서 실시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승무원 동선과 감염 경로 등에 대해서 현재 질병관리본부(질본)가 역학 조사를 하고 있다”며 “상세 내역은 확인되는 대로 질본과 협의 후 안내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시진·이주원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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