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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 휘청…"금융위기보다 센 쇼크 온다"

[데스크진단-서정명 경제부장]

코로나에 각국 실물경제 붕괴 조짐

국가교류 단절로 협업 힘들어져

금리 등 통화정책 동원도 마땅찮아

홍남기(오른쪽) 경제부총리가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코로나 대응 중대본회의에 참석해 정세균 국무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센 쇼크가 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세계 경제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큰 충격과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거세다.

경제 전문가들은 2008년과 코로나 사태를 비교하면서 △실물충격 확산 △중국을 축으로 한 글로벌밸류체인(GVC) 붕괴 △금리 인하 등 정책수단 제한 △교역량 급감 등을 이유로 2008년보다 실물경제에 미치는 후폭풍이 더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2008년의 경우 각국이 초저금리 정책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실물경제부터 무너지고 있는데다 재정확대나 통화긴축 등 유동성 공급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발(發) 복합위기가 전 세계를 엄습하는데 정책수단은 제한돼 있다는 얘기다.



2008년은 미국 부동산 과열에 따른 금융위기였다. 돈을 풀어 은행 등 금융기관에 유동성을 공급하며 단기간에 해법을 찾을 수 있었다. 지금은 실물경제에 구멍이 뚫렸다. 세계 경제 성장의 75%를 차지하는 중국이 진원지가 되면서 도미노 쓰러지듯 세계 각국의 제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실물위축이 금융부실로 전이되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도 있다. 문제는 방패(정책수단)가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2008년 이후 미국·중국·일본 등 글로벌 경제주체들이 금리를 연쇄적으로 내리거나 재정을 쏟아부어 유동성을 부풀려놓았기 때문에 추가 대응방안이 마땅치 않다.

2008년 위기를 예견했던 앤디 셰 전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은 날카롭다. 그는 “코로나 사태가 여름까지 이어지면 그 충격은 2008년보다 클 것”이라며 “중국산 저가부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선진국 제조업에 연쇄 타격을 주면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중국 성장률은 심상찮다. 올해 ‘바오류(保六·6%대 성장)’가 깨질 것이 확실시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성장률을 한달 만에 6.0%에서 5.6%로 내렸다. 뉴욕 주식시장도 흔들린다. 다우존스지수는 24일(현지시간) 전날보다 3.56% 급락한 데 이어 25일에도 3.15% 빠졌다. 이틀 동안 1,900포인트 이상 주저앉았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1.31%까지 하락하면서 최저치를 나타냈다. 위기를 감지한 글로벌 투자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도피하고 있다는 신호다.

문제는 한국 경제다. 한국은 중국에 수출의 25%, 수입의 20%를 의존한다. 코로나 사태로 교역조건이 악화하고 교역량이 감소하면 직격탄을 맞는다. 정부는 올해 2.4%의 성장률을 고수하지만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는 각각 1.6%, 1.9%까지 끌어내렸다. 코로나 사태 이후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경제정책을 정교하게 짜야 하는 이유다. 지금은 이념과 진영 논리를 내세울 때가 아니다. 기업의 세 부담을 줄여주고 노동시장 개혁, 규제혁신 등에 속도를 내야 한다. 코로나발 퍼펙트스톰이 밀려오고 있다./서정명 경제부장 vicsj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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