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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견제에도 中 '굴기' 여전…韓 반도체 흔드나

■中 D램 생산·판매 공식선언

대규모 투자로 파이 키우기 나서

전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 앞세워

저가 제품부터 점유율 높일듯

저가물량 공세 우려에 업계 긴장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 위치한 창신메모리의 반도체 공장 /사진=창신메모리 홈페이지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가 D램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한 단계 진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낸드플래시에 비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던 D램 분야에 도전장을 던질 수 있는 기업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반도체 업계는 그간 수차례 D램 시장 진출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중국 최대 반도체 기업 칭화유니그룹은 지난 2015년 미국 마이크론 인수를 추진했으나 미국의 견제로 무산됐고 지난해는 중국을 대표하는 D램 생산업체 중 하나인 푸젠진화가 미국의 견제에 못 이겨 D램을 포기했다.

물론 창신메모리의 D램 본격 생산과 판매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국과는 기술력과 생산 능력에서 상당한 격차가 있다. 이번에 창신메모리가 공개한 컴퓨터용 8기가바이트(GB) DDR4와 스마트폰용 2·4 GB LPDDR4X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D램 제품과 비교하면 기술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경우 25일 역대 최고 속도와 최대 용량을 구현한 16GB LPDDR5 모바일 D램을 세계 최초로 본격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12GB LPDDR5 모바일 D램을 출시한 지 7개월 만이다. 16GB LPDDR5 모바일 D램은 3세대 10나노급(z) 공정으로 생산되고, SK하이닉스는 2세대 나노급(1y) 공정을 적용해 LPDDR4를 양산하고 있으며 현재 개발 중인 LPDDR5는 연내 양산이 목표다. 반면 창신메모리의 제품은 1세대 10나노급(1x) 공정이 적용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들은 창신메모리가 발표한 제품과 최소 한 세대 이상 차이가 난다.

컴퓨터용 D램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3세대 1z 공정을 적용한 8GB DDR4를 개발했으며 최근에는 주력 제품이 DDR5로 넘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4분기에 개발한 3세대 1z 공정을 적용한 제품을 올해부터 본격 양산한다. 이처럼 한국과 중국의 D램 반도체 기술은 아직까지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다만 이 같은 기술격차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중국을 얕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최근 중국의 저가물량 공세로 추락한 액정표시장치(LCD) 산업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등에 업은 반도체 산업이 한국을 위협할 날도 점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전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이라는 장점을 내세워 초기에는 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야금야금 점유율을 높여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최근 중국은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자급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막대한 재원을 쏟아붓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반도체 장비 투자 규모는 129억1,000만달러로 한국(105억2,000만달러)을 앞질렀다. 2018년만 하더라도 한국(176억7,000만달러)이 중국(131억달러)을 앞섰으나 전세가 역전된 것이다. 올해 중국의 반도체 장비 시장 규모는 149억2,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5.6% 증가하는 반면 한국은 103억4,000만달러로 1.7% 감소해 격차가 더 커질 전망된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기술격차로 인한 원가격차가 워낙 크고 미세공정 및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통한 격차 확대 여력이 존재하기에 아직은 큰 위협요인이 아닌 것 같다”면서도 “중국의 D램 진출이 한국 반도체 산업에 부정적인 이슈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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