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공포증’이 스포츠 천국으로 불리는 북미 프로스포츠마저 덮쳤다. 1일(한국시간) 미국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의한 사망자가 처음으로 발생하면서 비상이 걸린 것이다.
야후스포츠는 이날 “실내외 경기장에 모이는 북미 프로스포츠 팬은 주말 기준 수만 명에 이른다”면서 감염병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경기 중 관람객들은 3~6피트 이내에 붙어앉을 수밖에 없어 바이러스 확산 위험이 크다. 이런 위험을 안고 대규모 이벤트를 계속 이어가야 할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프로농구(NBA)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메이저리그사커(MLS)는 정규시즌이 한창이다. 시범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이달 말 정규시즌 개막을 준비 하고 있고 ‘3월의 광란(March Madness)’으로 불리는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디비전1 토너먼트도 2주 앞으로 다가왔다. 당장 리그 중단이나 개막 연기 등의 움직임은 없지만 각 리그 사무국은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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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장 걱정이 큰 종목은 농구다. NBA는 4월 중순까지 매일 경기가 열린다. NCAA 토너먼트는 당장 개막이 코앞이다.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과 비교될 정도의 인기 이벤트인 NCAA 토너먼트는 지난해 미국 내 평균 시청자 수가 무려 1,050만명이었다. 대학선수조합은 NCAA에 “선수와 관중이 접촉하는 모든 부대행사 일정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NBA 포틀랜드 구단의 간판 선수인 CJ 매콜럼은 소셜미디어에 “코로나19가 오리건주에 침투했다. 당분간 팬들에게 사인을 해드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알린다”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오리건주는 포틀랜드 구단의 연고지다. NBA 대변인은 “선수와 팬의 건강이 최우선 사항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감염병 전문가들과 사태를 긴밀하게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MLS는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위험 지역 중 한 곳인 시애틀을 연고로 하는 사운더스 구단은 홈구장 곳곳에 손 소독제를 추가 비치하는 등 가장 분주한 모습이다. MLB는 한국과 일본 리그의 상황을 주의 깊게 살피며 정규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은 시범경기 일정 자체를 취소했고 일본은 무관중 경기로 진행 중이다. MLB 텍사스 소속의 추신수가 발열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코로나19와 무관하다는 소견을 들었다는 소식이 비중 있게 보도될 정도로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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