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모바일이 남아 있던 상장 계열사까지 줄줄이 매각에 나섰다. 옐로모바일은 한때 기업가치 4조7,000억원을 인정받는 국내 대표 스타트업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무리한 인수합병(M&A)으로 재무구조가 갈수록 훼손된 데 더해 시장에서 신뢰까지 잃자 존폐의 기로에 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옐로모바일그룹은 퓨쳐스트림네트웍스(214270)(FSN)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광고 사업을 운영하는 FSN은 그룹의 중간 지주사인 옐로디지털마케팅(25.76%)과 데일리블록체인(4.62%) 등이 지분을 갖고 있다. 한때 FSN 경영진이 MBO(임직원의 회사 인수)를 검토했던 것으로도 전해진다.
옐로모바일은 지난 1월 의료정보 플랫폼 기업인 케어랩스(263700) 매각 절차에도 착수했다. 옐로모바일 계열사가 보유한 주식 29.8%와 재무적투자자(FI)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의 공동매도청구권(tag-along) 물량(26.7%)을 더한 최대 48.4%가 매각 대상이다. 시장에서는 옐로모바일이 보유한 또 다른 상장사인 데일리블록체인까지 매물로 나올 것이라고 관측한다.
옐로모바일은 최근 몇 년간 돈이 될 만한 계열사를 잇따라 매물로 내놓았다. 2018년 유력 계열사인 데일리금융그룹을 알펜루트자산운용에, 문화 콘텐츠 기업 메이커스 지분을 FSN에 팔았다.
옐로모바일은 순손실과 부채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이유로 2017·2018년 2년 연속 감사의견을 거절 받기도 했다. 지난해 3·4분기 누적기준 영업수익은 1,895억원이지만 영업손실은 44억원이다. 영업 현금흐름은 -444억원으로 결손금은 4,873억원에 달한다. 주식과 신용, 매출채권 담보로 시중은행과 증권사에 대출로 일으킨 우발채무만 521억원이다. 데일리금융을 비롯해 옐로오투오그룹·코인원 등 계열사를 둘러싼 송사는 30건을 웃돈다. 주로 주식매매 대금과 광고 대금 등을 돌려달라는 내용의 소송전이다.
옐로모바일은 2012년 5,000만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된 회사다. 주식교환 방식으로 7개 스타트업을 인수하며 ‘벤처 연합군’이라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2년간 사들인 30여개 스타트업으로 전열을 구축,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메리츠종합금융증권·DSC인베스트먼트·LB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캐피탈·DS자산운용·맥쿼리캐피탈 등 유명 투자사들로부터 끌어모은 자금만 3,500억원에 달했다. 2016년 말 프리 기업공개(IPO) 투자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무려 4조7,000억원이다.
무리한 M&A가 이어지면서 경고음이 터지기 시작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기업들까지 인수하며 적자가 이어졌다. 2018년 말 기준 연결 대상 종속기업은 141개에 달했다. 시장의 불신도 커졌다. 다수의 스타트업과 맺었던 인수계약을 해제했고 인수를 앞뒀던 모다·동양네트웍스 등의 건도 불발됐다. 2014년부터 공언한 IPO 또한 불가능해진 지 오래다. 옐로모바일에 투자했던 한 투자사의 대표는 “2년 전부터 투자 회수나 회사의 존속성에 대해 기대감은 없다”고 말했다.
/김기정·김상훈기자 about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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