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001450)의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조용일(62) 총괄 사장과 이성재(60) 총괄 부사장이 내정됐다. 차남규 전 한화생명 부회장과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사장에 이어 보험업계를 대표하는 장수 최고경영자(CEO)인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까지 물러나면서 업계의 세대교체 작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저금리·저성장 등으로 보험 업계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대교체를 통한 돌파구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해상은 2일 주주총회 소집을 결의하는 이사회를 열고 조 사장과 이 부사장을 새 CEO 후보로 확정했다고 공시했다. 조 사장과 이 부사장은 오는 20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된다.
조 사장은 최고운영책임자(COO) 및 총괄 사장으로서 영업전략 수립과 채널별 전략기획 등을 진두지휘하며 영업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회사의 성장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또 이 부사장은 현대해상의 부동산자산관리 자회사인 현대C&R 대표로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데다 모빌리티·디지털 플랫폼 등 미래경쟁력 강화를 위한 디지털 신기술 도입과 혁신활동, 해외 신사업 시장 개척 등으로 회사의 중장기적 성장기반 마련에 기여해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현대C&R 등 자회사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3년(2011~2013년)을 제외하고 2007년부터 햇수로 10년째 현대해상을 이끌었던 이 부회장은 업황 악화 속에 이어지는 장수 CEO들의 퇴진 물결에 동참하게 됐다. 대표이사에 처음 선임된 2007년 5조원에 머물렀던 13년만에 2배 이상 늘었고 자산 규모도 8조원대에서 46조원으로 5배 이상 성장했으나 저금리 장기화 속에 보험업 양적 성장의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2년 전부터 순이익 감소세가 이어졌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양적 성장기를 이끌었던 CEO들이 잇따라 물러나고 디지털·모빌리티·글로벌 등 미래 신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젊은 CEO들로 세대교체가 이어지고 있다”며 “보험 영업손실을 투자이익으로 메우는 과거의 비즈니스모델을 벗어난, 환골탈태 수준의 경영혁신이 필요한 때”라고 분석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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