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암석을 연상시키는 건물에 들어서자 출입구 천정에 설치된 오로라 조형물이 수백 개의 빛을 쏟아냈다. 건물을 나선형으로 휘감은 유리 통로 곳곳에는 다양한 콘셉트의 예술작품이 등장해 발길을 붙잡았다. 10층의 계단형 광장에 올라서자 반 고흐가 조카의 탄생을 축하하며 그린 <꽃피는 아몬드 나무>가 6m 길이의 월데코로 펼쳐졌다.
대형 미술관을 떠올리게 하는 이곳은 2일 새롭게 문을 연 한화갤러리아의 신규 백화점 점포 ‘갤러리아 광교’다. 압구정을 잇는 ‘제2의 명품관’으로 역대급 규모를 자랑하는 것과 동시에 갤러리아 광교는 문화·예술에 특화된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백화점이 고객 마케팅 차원에서 일부 공간에 미술품을 전시해왔던 것과 달리 갤러리아 광교는 백화점 전층에 현대 미술 작품을 전시해 마치 백화점을 하나의 거대한 미술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고객에게 창의적 영감과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한 것이다.
◇빛을 따라 걸으며 만나는 아트로드=갤러리아 광교는 거대한 암석층 단면 문양을 형상화한 외관에 ‘갤러리아 루프’라는 이름의 유리통로가 전 층을 나선형으로 휘감고 있다. 1,451장의 삼각형 유리로 구성된 유리통로는 백화점 최초로 전 층에 빛이 들게한 파격적인 구조물인 동시에 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는 이동식 미술관 역할을 한다. 빛을 따라 총 540m의 유리통로를 걷다보면 곳곳에 유명 작가들의 예술작품이 등장한다. 특히 3층과 10층의 계단형 광장 ‘루프 스퀘어’에서는 에술작품 전시 외에도 이벤트가 병행돼 다채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 8층에서 9층으로 올라가는 ‘스카이 브릿지’ 구간은 바닥이 투명한 유리로 된 공간을 선보여 백화점 안팎을 빛으로 이어주는 ‘도심 속 산책로’ 역할까지 하고 있다.
◇층마다 반기는 자연을 담은 설치미술=갤러리아 광교에서는 층마다 다른 콘셉트의 설치 미술품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1층 정문에서는 수백 개의 빛으로 구현된 오로라 조형물이 고객을 맞이한다. 부드러운 곡선 형태로 이어진 수백개의 원기둥과 그 속의 LED 모듈을 이용해 오로라의 신비로운 빛과 모습을 형상화했다. 또 3층과 12층에서는 각각 구름과 아지랑이를 형상화한 설치 미술을 만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갤러리아 광교는 각 층마다 다른 콘셉트를 가지고 내부 인테리어를 구현했다. 이를 통해 고객은 내부를 수직으로 오르내리는 이동의 순간에도 층에 따라 달라지는 독특하고 개성적인 공간 디자인을 통해 시각적 즐거움과 갤러리아 광교 만의 아이덴티티를 경험할 수 있다.
◇반 고흐부터 렘 콜하스까지…‘더치 퍼레이드’=갤러리아 광교는 오픈 한 달 동안 백화점 전층 곳곳에 네덜란드 출신 작가들의 예술 작품과 각종 디자인 상품들을 전시한다.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과 함께 준비한 ‘더치 퍼레이드’로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세계적 아티스트 마르텐 바스의 시그니처 작품 ‘스위퍼즈 클락(Sweeper’s Clock)‘을 비롯해 사빈 마르셀리스의 작품 등을 선보인다. 또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조카의 탄생을 축하하며 선물하기 위해 그린 ’꽃 피는 아몬드 나무‘가 6m 길이의 대형 프린팅 월데코로 전시된다. 이외에도 젊은 네덜란드 아티스트 6명의 작품과 네덜란드 문화 예술에 영감을 받아 작업한 한국 젊은 도예가들의 공예 작품들도 전시, 판매한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갤러리아 광교를 설계한 건축가 렘 콜하스와 갤러리아 쇼핑백 일러스트를 작업한 주디스 바 덴 호크 등이 모두 네덜란드 출신”이라며 “북유럽 특유의 심풀함과 실용성에 실험정신과 유머감각까지 더한 네덜란드 디자인은 광교가 소개하고 싶은 라이프스타일, 취향, 감각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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