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사진) 한진(002320)그룹 회장이 “급조한 토양에 심은 씨앗은 결실을 볼 수 없다”며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 등 주주연합을 에둘러 비판했다.
조 회장은 2일 대한항공 창립 51주년을 맞아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기념사에서 이 같이 말하며 조 전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등의 주주연합을 ‘급조한 토양’에 빗댔다. 조 회장은 “가치 있고 소중한 우리의 씨앗은 마땅히 좋은 곳에 뿌려져야 한다”며 “이런저런 재료를 섞어서 급조한 토양, 이해관계나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하고 기업을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는 자리에 심어진 씨앗은 결코 결실을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현 경영진을 ‘성숙한 땅’에 비유하며 좋은 씨앗이 자랄 수 있는 토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오랜 세월 비바람을 견뎌낸 성숙한 땅, 씨앗을 소중히 품어주고 충분히 뿌리내릴 수 있는 그런 자리가 임직원 여러분의 일상과 헌신 그리고 희생을 심기에 합당하고 적합한 토양”이라며 “그곳은 다름 아닌 대한항공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된 ‘우리’이며 반세기 역사를 관통하는 ‘수송보국’이라는 가치”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반세기를 넘어 기업의 100년을 향한 원년을 맞아 우리가 직접 대한항공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씨앗을 함께 뿌리며 나아가면 좋겠다”면서 “국가의 부름에 자신의 안위조차 뒤로 하는 우한행 전세기에 자원해 탑승한 여러분들의 헌신과 희생 또한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값진 씨앗”이라고 강조했다.
헌편 이날 주주연합은 델타항공의 지분 매입과 관련해 “델타항공이 한진칼(180640) 주식을 추가적으로 매입한 점에 대한 일각의 우려가 있다”며 “상식적이고 합법적인 판단을 바란다”고 밝혔다. 델타항공은 지난해 10%의 한진칼 지분을 취득한 데 이어 추가로 지분을 매입했다. 현재 공식적으로 델타항공이 밝힌 지분은 11%지만, 시장에서 예상하는 델타항공의 추가 지분은 12% 수준이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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