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대응을 위해 음압구급차 146대를 더 늘리고, 음압병실 120실도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등 신종 바이러스가 또 나올 경우를 대비해 영남권과 중부권에 감염병 전문병원을 2곳 더 세우고, 바이러스 전문 연구소도 설립한다.
4일 정부가 국무회의에 제출한 ‘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에 따르면 전체 추경 11조7,000억원 가운데 세출 규모는 8조5,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감염병 검역 등 방역체계 보강에 2조3,000억원이 배정됐다.
정부는 우선 292억원을 들여 음압구급차 146대를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음압구급차는 공기 압력차를 이용해 특정 공간에 있는 공기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는 음압시설을 갖춘 구급차를 말한다. 음압구급차는 46대에서 192대로 대폭 확충된다.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에도 음압병실을 120실(300억원) 더 설치해 281실로 늘린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대규모 신종 감염병 발생에 대비해 기존 호남권에 한 곳 있던 감염병 전문병원을 영남권과 중부권에 2개소 더 늘릴 계획이다. 원심분리기, DNA 서열분석기 등 검사·분석 장비를 확충해 신종 감염병 검사 역량을 강화하는데 98억원을 편성했다. 30억원을 투자해 바이러스 전문 연구소도 세울 계획이다.
정부는 또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의료기관 손실보상을 위해 3,5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보상 규모는 보건복지부 차관과 민간전문가가 공동 위원장을 맡는 손실보상 심의위원회를 열고 투입 병상 수, 진료수입 등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의료기관의 경영안정화를 위한 융자자금 4,000억원도 지원하기로 했다.
입원·격리 치료자에게는 생활지원비를 제공하고, 감염병 예방법에 따라 유급휴가를 사용한 경우 사업주에게 휴가비를 지원한다. 유급 휴가비는 1일 임금을 기준으로 13만원 한도 안에서 제공한다. 정부는 휴가비 지원에 800억원을 사용하기로 했다.
신속한 방역 대응에 필요한 재원은 추경보다 예비비로 대응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미 격리자 생활비 지원과 중국 유학생 격리 등을 위해 지난달 1,092억원을 투입한데 이어 대구·경북(청도) 지역 방역체계 강화를 위해 771억원을 추가 의결했다. 이밖에 선별진료소 장비 설비, 음압장비 보급, 마스크 지원 등 시급한 사업은 예비비로 지원한다. 정부는 의료기관 손실보상이나 피해 지역·업종 지원 재원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이번 추경으로 목적예비비 1조3,500억원을 확충한다.
/세종=조지원기자 jw@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