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화요일’에 맞춰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든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3일(현지시간) 경선의 최대 패자로 꼽힌다.
14개 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치러진 이날 블룸버그 전 시장은 단 한 곳에서도 1위에 오르지 못했다. 14개 주와 별개로 미 본토가 아닌 미국령 사모아(대의원 6명)에서만 1위를 했지만 경선 판도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한다.
AP통신은 이날 개표가 미처 끝나기도 전에 블룸버그 전 시장이 슈퍼화요일 성적에 실망해 경선을 계속할지 재검토할 계획이라는 보도를 내놨다. AP는 블룸버그 캠프에 가까운 인사를 인용해 캠프에서 블룸버그 전 시장의 경선 지속 여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단 블룸버그 전 시장 측은 이날 당장 경선을 포기한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이날 저녁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에서 지지자들에게 “결과가 나올수록 분명해진 것이 있다. 오늘 밤 우리가 몇 명의 후보를 이기든 상관없이 우리는 그 누구도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못한 일을 해냈다는 것”이라며 “불과 3개월 만에 우리는 지지율 1%에서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주요한) 경쟁자가 됐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아이오와부터 시작된 초반 4개주 경선을 건너뛰고 슈퍼화요일 등판을 준비하면서 막대한 선거자금을 광고에 쏟아부었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첫 TV토론에서 ‘재앙’이라는 혹평을 받을 정도로 졸전을 펼치며 큰 타격을 입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올려 “오늘 밤 지금까지 가장 큰 패배자는 미니 마이크 블룸버그”라며 “그의 정치 컨설턴트라는 이들이 그를 속였다”고 조롱했다. 그는 “(블룸버그가) 7억달러를 하수구에 흘려보냈다. 별명인 미니 마이크 말고는 얻은 게 없고 평판이 완전히 파괴됐다. 갈 길이 멀다, 마이크!”라고 덧붙였다. ‘미니 마이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블룸버그 전 시장의 작은 키를 겨냥해 지은 별명이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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