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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타고…현대·기아차 美서 '고속질주'

지난달 판매량 10만6,777대

전년比 18% 신장…'역대 최대'

혼다·닛산 제치고 상승궤도 진입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10만6,777대를 판매하며 2월 기준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수익성이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전체 판매 증가세를 이끌며 전년 같은 달보다 17.9% 판매량이 늘었다. 현대·기아차는 일본 업체들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중국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판매 절벽에 처한 것과 달리 미국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본격적인 상승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4일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5.8% 늘어난 5만4,600대(제네시스 포함)를 팔았다고 밝혔다.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가 1만86대로 현대차 베스트셀링 모델에 올랐고 그 뒤로는 투싼(9,594대), 싼타페(7,152대), 코나(7,092대), 팰리세이드(6,967대) 등 다양한 크기의 SUV들이 고른 판매량을 기록했다.

기아차도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5만2,177대를 팔며 전년 동월보다 20.2%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K3(현지명 포르테)가 8,513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스포티지(7,934대), 쏘렌토(6,875대), 텔루라이드(6,754대), 쏘울(5,816대) 등의 SUV가 2~5위 모델이었다.

현대·기아차를 합친 판매량은 10만6,777대로 2월 역대 최대 판매량이다. 미국 시장은 연말에 할인이 많아 1~2월 수요가 연말로 쏠린다. 게다가 2월은 영업일수도 적어 대표적 비수기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지난해 12월(11만8,174대)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 모두 SUV가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시장이 SUV로 위주로 재편되던 2010년대 초중반에 이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위기를 겪었다. 2013년 미국 자동차 시장 전체 판매량 중 SUV의 비중은 51.3%였는데 현대차는 18.2%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약점을 부지런히 개선하며 이 비중을 지난해 53%로 크게 늘렸다. 지난달에도 현대차 SUV는 전년 동월보다 28.1% 늘어난 3만2,059대가 팔렸다. 기아차 SUV 또한 3만2,128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처럼 ‘판매의 질’이 좋아지면서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본격 상승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일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 판매량을 미국에서 보여주고 있다. 도요타의 지난달 판매량인 19만4,152대(렉서스 포함)에는 뒤지지만 혼다(아큐라 포함)의 12만6대와는 큰 차이가 없다. 닛산은 판매량을 발표하지 않고 있는데 혼다보다 판매량이 적다.

다만 제네시스 판매량을 늘리는 게 현대차의 과제로 꼽힌다. 제네시스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월보다 3.9% 늘어난 1,587대가 판매되는 데 그쳤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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