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대도시인 로스앤젤레스(LA)가 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캐슬린 바거 LA카운티 슈퍼바이저(집행관) 위원장과 에릭 가세티 LA 시장은 이날 LA카운티 청사에서 보건당국 책임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바거 위원장은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공포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조금도 방심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우리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모든 도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가세티 시장도 “우리의 주요 메시지는 LA시와 카운티의 여러 도시가 가능한 모든 것을 준비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LA 보건당국은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매일 라디오 방송을 통해 코로나19 대응 현황을 공개하기로 했으며, 상황에 따라선 휴교 및 대중행사 중단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며 주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LA카운티에 앞서 지난달 말 LA인근 오렌지카운티와 캘리포니아주 남부의 샌디에이고, 북부의 샌프란시스코가 이미 코로나19 비상령을 발동한 바 있다.
여기에다 LA인근의 부촌인 패서디나와 항구도시 롱비치도 비상사태를 선포할 예정이라고 LA타임스는 전했다. 패서디나와 롱비치에서는 아직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경계 수준을 높이는 조치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LA카운티 보건당국은 코로나19 감염자 현황과 관련해 카운티 주민 6명이 새롭게 양성 판정을 받음에 따라 확진자는 모두 7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다만 지역사회 내 전파에 따른 감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추가 확진자 6명 가운데 3명은 최근 이탈리아 북부 지역을 여행했고, 2명은 LA가 아닌 지역의 코로나19 환자와 접촉했다가 감염됐으며, 나머지 한 명은 여행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한명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고, 나머지 5명은 자가격리 상태에 들어갔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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