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수도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 확산을 좌우할 열쇠로 대구 달서구의 한마음아파트와 경기 성남시의 분당제생병원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시설은 집단 감염이 발생했지만 역학조사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아 코로나19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8일 방역당국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의 한마음아파트에서는 총 입주자 140명 중 92명이 신천지 교인으로 확인됐고 이들 중 4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신천지 교인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시설의 존재가 드러나며 방역당국은 한마음아파트를 ‘코호트 격리’ 조치했다. 지난달 16일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마지막 집회가 열린 이후에도 여전히 확진자와 장시간 밀접행동을 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한마음아파트 외에도 신천지 교인의 집단 거주가 의심되는 곳은 10곳 정도로 파악됐다. 다만 한마음아파트와 같이 대규모로 거주하는 사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신천지 대구교회가 있는 대구 남구 대명동에 신천지 교인들의 주거지가 밀집됐다”고 설명했다.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가족구성원을 제외하고 확진자 5명이 모여 사는 곳이 2곳, 4명이 모여 사는 곳이 1곳, 3명이 모여 사는 곳은 7곳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대구시가 운영하는 한마음아파트는 35세 이하 미혼 여성 근로자만 입주할 수 있다. 보증금 21만6,000원에 월세가 2만2,000~5만4,000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다만 지은 지 35년 가량 돼 낡았고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단점이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제생병원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 13명이 잇따라 발생했다. 진원지로 의심되는 병동 외 다른 병동과 퇴원환자까지 확진 환자가 발생해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성남시와 분당제생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퇴원한 64세 남성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병원 내 첫 감염일자를 1일로 추정했는데 이를 반박하는 사례가 나타난 것이다. 게다가 처음 진원지로 지목됐던 81병동 외 62병동 근무 간호조무사도 확진됐고 첫 확진자가 방문했던 동네 의원의 간호조무사도 감염돼 지역사회 전파도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확진자들의 접촉자들을 포함해 병원 직원 1,400여명과 보호자, 방문자의 코로나19 전염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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