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대구가 전통시장 체감경기도 전국에서 가장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상공인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발병 때보다도 얼어붙었다.
9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달 18~22일 전국 전통시장 내 점포 1,300곳을 대상으로 2월 경기체감지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구의 체감지수는 전월 대비 46.5포인트 하락한 20.6으로 서울과 나란히 꼴찌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치는 23.9로 전월 대비 47.8p 급락했다. 경기 악화 이유(복수응답)에 대해 69.4%가 ‘전염병(코로나19)이 유행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전월 대비 79.9p 하락한 수산물을 비롯해 축산물(-75.3p), 가공식품(-59.1p) 등 조사 전 업종 8개가 모두 큰 폭으로 내려갔다.
소상공인이 지난달 느낀 체감경기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보다 나빴다. 2,4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월 체감경기조사에서 이 지수는 41.5로 전월 대비 25.8p 하락했다. 코로나19 탓에 제조업, 음식점업 등 대표적인 소상공인 업종이 하락한 탓이다. ‘41.5’는 제조업, 국내에서 메르스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2015년 5월 66.3과 6월 43.5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런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소진공이 실시하는 긴급경영안정자금 신청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지난달 13일부터 신청을 받기 시작한 이 자금은 지난달 27일 기준 신청건수가 2만1,000여건이나 몰리더니 전일까지 5만7,000건으로 두 배 급증했다. 통상 2~3주 걸리던 긴급경영안정자금 집행은 현재 2개월~3개월 가량으로 10배 넘게 늦어졌다. 이 자금 지원은 소상공인이 소진공에서 확인서를 발급한 뒤, 지역 신용보증재단에서 신용보증서 발급받고 은행을 찾아가 대출을 받는 3단계를 거친다. 소진공은 이 가운데 확인서 단계를 줄이기 위해 6일부터 매일 200억원어치 자금 규모의 확인서를 온라인을 통해 발급 중이다. 소진공 관계자는 “확인서가 더 빠르게 발급될 수 있도록 오늘 본부 직원 42명을 지역 상담창구현장에 추가로 투입했다”며 “신청이 너무 몰려 길어진 대기시간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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