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이 김포공항점 영업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에 따른 방역이 아니라 영업악화로 인한 휴점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포공항 국제선은 최근 코로나19로 하늘 길이 막히면서 하루 운영 편수가 1~2편에 그치는 등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11일 롯데면세점은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에서 운영 중인 매장을 12일부터 임시 휴점한다고 밝혔다. 재개일은 미정이다.
롯데와 함께 김포공항 국제선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신라면세점은 이날부터 폐점 시간을 기존 오후 8시30분에서 오후 5시로 줄여 단축 영업에 들어갔다.
김포공항 국제선 면세점들이 일제히 영업 단축 및 휴점에 나선 것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의 입국제한 조치가 이어지면서 김포공항 항공편과 이용객이 급감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 9일부터 적용된 한일 양국의 입국제한 조치로 인해 김포공항 입점업체들은 사정이 더욱 어려워졌다. 지난 1월 일평균 24편이었던 운항 편수는 한일 간 입국제한 조치가 실시된 지난 9일부터 하루 1~2편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이용객이 없을 경우 이마저도 운항이 취소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매장을 운영 중인 중소 브랜드사들의 경우도 휴점을 요청하고 있어 매장 운영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면세업계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유통업계 중에서도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김포공항뿐만 아니라 인천공항을 비롯한 공항 면세점은 물론 시내면세점까지 이용객이 뚝 끊기면서 매출이 반토막 난 상황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2조247억원으로 지난해 12월 2조2847억원보다 11.3% 줄어들었다. 특히 2월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해 매출이 더 줄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면세업계는 지난달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에 공문을 보내 “코로나 19사태가 끝날 때까지 면세점 임대료와 인도장 영업료를 한시적으로 감면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인천공항의 경우 매출의 80%가 임대료로 나가고 있는 등 상황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천공항을 비롯한 공항공사들은 여전히 면세점 업계의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면세점 업체들은 시내면세점의 운영 시간을 단축 운영하는 등 자체적으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기존에 단축 운영하고 있던 시내면세점의 폐점시간을 추가로 단축해 오후 5시30분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신세계(004170)면세점도 이달부터 오후 6시반에서 6시로 추가 단축해 운영 중이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