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타를 맞은 항공사들의 항공운임채권 회수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수요 회복이 단기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추가신탁 및 조기지급 등 퍼포먼스 트리거( Performance Trigger)가 작동해 회사의 유동성 관리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신용평가는 대한항공(003490)의 항공운임채권 ABS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하겠다고 13일 밝혔다. 대주주 변경과 유상증자가 예정된 아시아나항공(020560)에 대해서는 미확정검토에 등록하기로 했다.
항공사들은 유동성확보를 위해 미래에 발생할 항공 운임 채권을 기초 자산으로 한 유동화증권(ABS)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대한항공 약 1조3,344억원 규모, 아시아나항공은 약 5,110억원 규모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곳곳이 한국발 비행편에 대해 문을 닫아걸면서 인천공항에 머무는 항공기가 많아졌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대한항공 ABS의 지난달 회수실적 감소율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0~70%에 그쳤다. 추가신탁 등 대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향후 조기지급 등 퍼포먼스 트리거가 작동할 수 있다.
한신평은 이같은 충격이 단기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발 여행객 입국제한 국가 증가와 한일 양국의 상호 입국 전면통제 등으로 회수실적 저하 압박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신평은 “회사의 수익 및 이익창출력의 급격한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점과 ABS의 퍼포먼스 트리거 작동으로 유동성 관리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 하향검토 등록의 주요 요인”이라며 “향후 회사의 대응과 재무구조 개선 여부 등에 따라 회사채 신용등급도 강등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주주 변경과 유상증자가 예정된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서는 미확정검토에 등록하기로 했다. 사업환경에 대한 리스크는 대한항공과 동일하지만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재무레버리지 완화와 지배구조 안정화 기대감 등을 반영했다.
지난달 색동이제이십일차유동화전문(유), 색동이제이십이차유동화전문(유), 색동이제이십삼차유동화전문(유) 등 일부에 대해 기내면세품 신용판매대금 채권과 마일리지정산채권을 추가신탁한 점도 반영했다. 한신평은 “회사의 신용등급 변화와 초과담보 수준 저하에 따라 향후 ABS의 신용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