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코스피 지수 전망치를 연이어 하향 조정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계 증권사들은 기존의 2,300~2,400선을 유지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15일 맥쿼리증권은 올해 코스피 목표지수를 2,400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황찬영 맥쿼리증권 한국 대표이사는 최근 외국인 투자자의 거센 매도로 코스피 지수가 1,700선까지 떨어진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을 내놨다. 외국인 투자자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확인된 지난 1월 21일 이후 12조7,280억원을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도하며 증시 악화 우려를 더해왔다. 황 대표는 오는 4월 초까지 코로나19의 확산이 진정된다는 가정하에 외국인 매수세는 다시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최근 외국인 투자자의 ‘팔자’는 코로나19의 확산 공포에 따른 ‘패닉 셀’(Panic Sell)”이라며 “리스크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 외국인 펀드 매니저 입장에서는 변동성이 크고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대한 신뢰도가 약한 한국부터 팔자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황 대표는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무지막지하게 주식을 팔았다면, 언젠가는 또 무지막지하게 살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내달 초까지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진정되거나 새로운 바이러스 치료제의 효과가 검증된다면 외국인의 매수세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번 코로나19 영향이 구조적인 문제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계 증권사 크레디트스위스도 이달 4일 코로나19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구조적이 아닌 일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코스피 목표지수 역시 기존대로 2,300을 유지했다. 박지훈 한국 전략 담당 부문장은 “코로나19가 기업의 생산능력 저하 등 공급과 수요 측면 모두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바이러스가 진압되면 한국의 회복세도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본격적인 회복기 진입은 올해 하반기에야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증시가 반등할 경우 유망한 업종으로는 두 증권사 모두 기술주를 꼽았다. 맥쿼리증권은 올해 산업 구조적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IT(정보기술)와 전기차 배터리를, 크레디트스위스는 IT 분야에서도 5G(5세대)와 게임, 자동차에 주목했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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