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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동안 구멍뚫린 제주 해군기지...CCTV 작동 않고 상황대처도 늑장

경계·보고체계 총체적 허점

합참 "지휘책임자 엄중 문책"

제주 해군기지 정문. /제주=연합뉴스




최근 민간인 2명이 제주 해군기지의 철조망을 끊고 무단침입한 사건과 관련해 해군의 감시·보고체계에 총체적인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7일 발생한 제주 해군기지 민간인 침입과 관련해 8일부터 11일까지 제주 기지와 상급부대인 3함대 사령부에 대한 합동검열을 벌이고 이 같은 내용의 검열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합참에 따르면 민간인 4명이 7일 오후2시13분 제주 기지 외곽에 설치된 직경 4㎜ 미관형 철조망(펜스)을 절단한 뒤 2명은 기지로 들어갔고 나머지는 장비를 들고 현장을 이탈했다. 이 과정에서 물체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폐쇄회로(CC)TV의 능동형 감시체계 핵심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경보음이 울리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민간인이 침입한 후 상황실 근무자가 상황조치를 누락해 ‘5분대기조’는 침입 이후 2시간 가까이 지나 늑장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5분대기조는 민간인 신병을 확보했다. 5분대기조가 출동하기까지 민간인들은 아무런 제지 없이 해군기지 내부를 1시간30분 동안 활보하면서 ‘군사기지 없는 평화의 섬’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CCTV 화면 모니터링 체계도 문제가 있었다. 중사 진급 예정자가 책임을 맡고 감시병 2명이 근무하는 상황실에 감시카메라 모니터 70여대가 있지만 감시병 2명이 70여개의 모니터를 감시하는 근무체계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합참은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2함대 거동수상자 및 허위자수 사건과 북한 목선 삼척항 진입 사건 당시 질타를 받은 군의 경계·보고체계가 여전히 엉망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해군기지를 침입했던 민간인들은 경찰에 넘겨져 조사를 받고 있다”며 “지휘 책임자들을 엄중히 문책하는 한편 문제점이 드러난 부분들에 대해서는 보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016년 2월 완공된 제주 해군기지는 올 1월15일에 군사보호구역으로 설정됐지만 기지 인근 해상은 아직도 설정되지 않은 상태다.

군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제주도청에 육해상에 군사시설보호구역 설정을 제기했다”며 “그러나 크루즈(유람선) 산업 위축 및 항만 통제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고 전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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