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088350)과 한화손해보험(000370)의 글로벌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화생명보험의 ‘A1’ 보험금지급능력평가 등급(IFSR·Insurance Financial Strength Rating)과 ‘A3’ 후순위채 신용등급에 대해 하향조정 검토를 실시한다고 16일 밝혔다.
한화생명의 신용등급이 내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자회사인 한화손해보험의 신용등급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회사의 수익성이 약화되고 자본적정성 압박이 심화된 영향이 컸다. 한화생명이 과거 판매한 고금리 확정형 상품과 관련한 이차역마진 부담과 운용자산수익률 하락 때문이다. 지난해 회사의 당기순익은 1,150억원으로 전년 대비 68% 하락했다. 변액보증준비금이 3,4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ETF투자와 관련해 1,940억원의 손상차손이 반영됐다.
무디스는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에 따라 한화생명의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는 “한화생명은 ‘보통’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규제 강화와 이익 약화 전망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을 위한 자본 확충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이차역마진의 재무적 영향 완화와 금리 리스크에 회사가 어떻게 대비하는지를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자본적정성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RBC(지급여력)비율 유지와 자본관리 계획도 중점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자회사인 한화손해보험에 대해서도 신용등급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수익성과 자본적정성이 약화되고 모기업인 한화생명의 신용도 약화 및 하향조정 검토가 고려되는 탓이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해 3·4분기 기준 전년 대비 87% 하락한 당기순익(147억원)을 기록했다. 자동차보험과 자익보험 손해율이 각각 5.4%포인트, 1.5%포인트 상승했으며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라 운용수익률이 부진한 영향이 컸다.
무디스는 향후 한화손해보험의 수익성 개선 능력과 목표 자본적정성 비율 및 자본 관리 계획을 집중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모기업인 한화생명의 지원 능력도 고려 대상에 포함된다. 무디스는 “한화생명의 한화손해보험 지분율이 축소되거나 모기업 지원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될 경우, 혹은 한화생명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경우 한화손해보험의 신용등급도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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