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충격이 확산될 경우 “한국과 미국의 통화스와프는 훌륭한 안전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해 체결됐다가 2010년에 종료된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의 재체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이 총재는 이날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개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효과나 필요성은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외환시장 안정에) 상당히 유효한 수단으로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어떻게 할 것이냐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곤란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한은이 미국 측에 먼저 통화스와프를 요구하는 모양새가 되면 오히려 시장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또 금리 인하로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지는 게 아니냐는 물음에 “환율 상승 압력이나 자금유출 우려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예상대로 가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면밀히 보면서 필요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하락 출발했지만 한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6원70전 오른 달러당 1,226원에 장을 마쳐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빠르고, 또 더 많은 지역으로 확산해 경제활동 위축 정도가 크고 그 영향이 장기화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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