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중견기업에 이어 대기업 계열사들도 진행 중이던 채용 절차를 중단하고 잠정 연기하는 사례까지 나타났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의약품 제조업체인 휴메딕스는 최근 수시채용 2차 면접을 앞두고 1차 합격자들에게 ‘채용 취소’ 안내 메시지를 보냈다. 회사 측은 코로나19로 불가피하게 채용을 취소했다고 밝혔지만 1차 관문을 통과하고 면접을 기다리던 구직자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산업용 압축기와 가스터빈 등을 제조하는 한화(000880)파워시스템은 창원공장 생산직 신입사원 공채 서류 합격자에게 “코로나19 영향으로 모든 채용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한화파워시스템은 지난 1월 말 채용공고를 내고 2월8일까지 서류를 접수한 뒤 2월14일 서류 합격을 통보한 상태였다. 이후 실무면접과 임원면접 등이 남아 있었지만 서류 합격자 선정 직후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자 회사는 면접일정 확정에 난항을 겪었다. 한화파워시스템 측은 “채용 중단이 아닌 연기일 뿐”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다시 채용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주요 대기업은 상반기 채용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공채를 한 달가량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통상 3월부터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하는 LG전자 역시 채용일정조차 잡지 못한 상황이다. 현대·기아자동차도 지난달 말 신입사원 채용일정을 중단했다.
몇 주 전까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채용을 연기했던 기업들은 최근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로 채용에 더 신중해진 분위기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종업원 수 300인 이상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126개사 중 27.8%는 채용을 축소하거나 한 명도 채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기업들은 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로 국내외 경제·업황 악화(43.6%), 회사 내부상황 악화(34.6%) 등을 꼽았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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