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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佛, 코로나 피해기업에 핀셋지원…직격탄 맞은 항공 '1순위'

[코로나19 경제위기, 세계 각국 대응책은]

항공·中企지원·급여세 인하에

트럼프 1,055조 부양책 마련

여행·車 등으로 지원 확대할듯

佛, 자금난 대기업 국유화 검토

스웨덴, 77조 규모 돈풀기 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에 대한 지원 방침을 밝혔다. /워싱턴DC=UPI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직격탄을 맞아 경영이 위태로운 미국 항공업계가 정부에 최소 500억달러(약 62조8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100% 돕겠다”고 밝혀 대규모 지원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처방만으로는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은 기업들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로수준 기준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등 무차별적 돈풀기 움직임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이미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한계 상황에 내몰린 기업들을 선별적으로 직접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16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델타항공·아메리칸항공·유나이티드항공 등 7개 항공사가 소속된 미국항공운송협회(A4A)는 정부에 250억달러의 보조금과 250억달러의 저금리 대출 등 총 500억달러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2001년 9·11 테러 당시 구제금융 규모의 세 배가 넘는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항공산업이 어려운 것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그들을 100% 지원할 것”이라고 말해 어떤 형태로든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미국 내 공항들도 정부에 100억달러 규모의 지원을 요청했다.

AP통신은 이와 관련해 백악관이 항공산업 및 중소기업 지원과 급여세 인하 등을 위한 약 8,500억달러(약 1,055조7,000억원) 규모의 긴급 부양책을 마련해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항공업계 지원에 나서는 것은 코로나19 피해가 그 어느 업종보다 심각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항공 컨설팅 전문기관인 CAPA는 16일 성명을 통해 각국 정부의 지원 대책 등이 나오지 않으면 전 세계 대부분의 항공사가 오는 5월 말 전에 파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WSJ에 따르면 유나이티드항공의 3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억달러 감소하고, 1·4분기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CNN에 따르면 항공사 간 글로벌 동맹체인 ‘원월드’ ‘스카이팀’ ‘스타얼라이언스’ 등도 이날 “코로나19 사태로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한 글로벌 항공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모든 가능한 수단을 검토할 것을 촉구한다”고 성명을 냈다. 앞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5일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할 경우 전 세계 항공사가 1,130억달러(약 134조원)의 매출 손실을 볼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영국 정부도 항공업계에 대한 재정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그랜트 섑스 영국 교통부 장관은 16일 BBC방송에 출연해 “항공업계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보리스 존슨 총리, 리시 수낙 재무장관과 지원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영국 버진애틀랜틱항공은 정부에 75억파운드(약 11조4,000억원) 규모의 긴급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프랑스 정부도 항공산업 지원을 검토하고 있으며 수일 내에 구제안이 나올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프랑스 재무부 관료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현재 에어프랑스-KLM 지분 14%를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정부는 항공업계에 정부 지원 대출 등을 구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관련 경기 부양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항공을 필두로 크루즈·여행·호텔·자동차 등 피해 산업에 대한 지원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떤 프랑스 기업도 무너지지 않도록 하겠다며 최대 3,000억유로(약 411조원) 규모의 은행 대출을 보증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또 대기업들의 파산을 막기 위해 국유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웨덴은 이날 6,000억스웨덴크로나(약 77조원)에 달하는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면서 기업의 세금 납부 기한을 최대 1년간 연장한다고 밝혔다. 일본은행도 추가 금융완화 조치를 통해 대기업의 기업어음(CP), 회사채 매입 한도를 각각 1조엔(약 11조6,037억원)씩 늘린다고 밝혔다. 독일도 13일 국영 독일재건은행(KfW)을 통해 코로나19 피해 기업에 무제한으로 유동성을 제공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노희영기자 뉴욕=김영필특파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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