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업계가 산업현장의 마스크 품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항균 마스크 공급에 나섰다. KF80이나 KF94와 같은 보건 마스크 수준의 항바이러스 기능은 부족하지만 일상에서 항균 기능을 발휘하는 데는 문제가 없어 산업현장의 마스크 품귀 등 급한 불을 끄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7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경기 북부지역의 원단, 재단, 편직, 봉제 등 국내 섬유 업체들이 참여해 하루 8만여장의 항균 마스크를 제작해 보급하고 있다. 미생물 성장을 억제하는 기능성 항균(ATB) 소재로 제작돼 일반 면 마스크보다는 건조도 빠르고 착용감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세척해 사용해도 항균 성능이 유지돼 멜트브로운(MB) 필터가 없는 부직포 마스크보다는 대화나 기침 등을 통한 비말 차단 기능이 우수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보건 마스크가 아닌 섬유업계가 공급한 항균 마스크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섬유산업연합회는 공공기관이나 관련 민간 기업으로부터 대량 주문 수요를 조사 중이다. 개별 소비자가 아닌 대량 판매만 진행될 방침이다. 협회 관계자는 “정부에서 일상 생활에서 꼭 보건 마스크가 아닌 항균 마스크나 필터 교체형 마스크도 쓰도록 하고 있다”면서 “현장에서 항상 마스크를 끼는 공장 시설들로부터 생산 문의가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섬유업계는 수요가 파악되는 대로 하루 최대 36만장까지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현재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ATB 소재 항균 마스크가 개당 5,000원 안팎에 판매되고 있지만, 섬유업계는 이를 1,000원에 공급키로 했다. 다만 개별 소비자를 상대로 한 판매는 않고 기관이나 단체 등에 대량 판매만 한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현장의 마스크 품귀 사태를 어느 정도 해소하고, 섬유·봉제업체들도 일감이 늘어나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반겼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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