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해” “카카오(035720)로 돈 보냈어” “카카오 택시 부를까” 공짜 문자 메시지 서비스에서 시작한 카카오톡은 지난 10년간 어느 순간 사람들이 자주 쓰는 수많은 관용어구를 만들었고, 일상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카카오톡은 2010년 3월 아이폰용으로 첫 선을 보였으며, 그 해 8월 안드로이드용으로도 출시됐다. ‘건당 30~50원 하던 문자 메시지를 무료로 주고받을 수는 없을까’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한 카카오톡은 출시 후 1년 만에 가입자 수 1,000만, 이듬해 4,000만명을 확보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생활 속 깊숙히 파고들기 시작했다. ‘전화해’나 ‘문자해’보다 ‘카톡 해’라는 말이 자연스러워 졌고, 카카오톡을 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경우도 생겼다. 더 나아가 카카오는 2012년 2월 와이파이만 있으면 통화를 할 수 있는 ‘보이스톡’을 출시했고, 이는 이동통신사업자들의 해외 로밍서비스까지 위협했다.
아울러 PC버전의 도입은 재택근무도 충분히 가능한 환경을 구현했다. 손쉽게 문서 파일을 주고 받고, 일정을 공유할 수 있게 되면서 메일보다 카카오톡으로 업무를 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졌다.
카카오톡은 어느 순간 “계좌번호 불러줘”란 말도 불필요하게 만들었다. 계좌번호를 몰라도 카카오톡에서 이름만 검색해 금액을 입력하면 바로 송금이 된다. 단순 송금 서비스에서 시작한 카카오은 이후 오프라인까지 진출했다. 현금이나 신용카드가 없어도 카카오페이 바코드 하나만 있으면 결제할 수 있는 세상을 열었다. 카카오페이의 지난해 4분기 거래액은 13조5,000억을 돌파하며 올해에도 모바일 결제의 혁명을 불러올 것을 예고했다.
카카오톡은 지인과 선물을 주고 받는 커머스 생태계까지 변화시켰다. 지난 2010년 12월 카카오는 카카오톡 내에 ‘선물하기’를 처음 선보였다. 이후 ‘카카오톡 친구 생일 알림’ 기능이 도입되면서 손쉽게 지인들의 생일을 챙길 수 있게 됐다. 또 모바일 교환권을 주고 받는 것을 넘어서 지인의 주소를 몰라도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선물을 보내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기능들 덕분에 카카오톡의 선물하기에 들어와 있는 파트너 수는 지난 2010년 15개에서 2019년 6,000개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카카오톡이 사용자 확장의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총 월간활성이용자수(MAU) 5,149만명 중 국내 사용자가 4,485만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의 ‘라인’이 국내에서는 영향력이 약하지만 일본과 대만 등에서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국내 청소년으로부터 조금씩 외면받고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20대부터 50대 이상 연령대 모두 절반 이상이 ‘절대로 없어서는 안 될 앱’으로 카카오톡을 꼽았다. 그러나 10대에서는 1위가 유튜브(38%)였고, 카카오톡은 24%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동영상을 더 좋아하는 청소년들을 잡는 것”이라면서 “올해 상반기 중 동영상 콘텐츠를 위한 ‘톡TV’ 출시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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