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에 출시돼 올해 36살 짜파게티가 국내를 넘어 당당히 ‘K푸드’ 반열에 올랐다. 2010 년 처음으로 연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짜파게티가 10년 만에 2,000억원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콧대 높은 미국 전역 월마트에 일제히 깔린 신라면의 뒤어 이어 글로벌에서 ‘제 2의 신라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농심 짜파게티는 지난 2월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150만 달러를 기록했다. 농심이 먼저 수출해 짜파게티를 접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에서 먼저 짜파게티 수출을 요청하는 ‘글로벌 고객 요청’이란 점도 이례적이다.
지난 2월9일(미국시간)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소식이 전해진 후 미국 뿐 아니라 그동안 짜파게티를 판매하지 않았던 나라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졌다. 최근 수출이 없던 칠레, 바레인, 팔라우, 수단 등의 나라에서 짜파게티 수입을 요청해 올해 짜파게티 수출국도 70 여개 국으로 늘어났다.
짜파게티의 인기가 가장 높은 곳은 미국으로 올 2월 국가별 짜파게티 매출에서 미국은 70만 달러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농심은 “아카데미 시상식이 미국 현지에서 열리는 최대 영화제인만큼 미국 소비자들이 가장 큰 관심과 반응을 보였고, 특히 LA 공장 현지 생산 시스템을 통해 늘어난 수요에도 적시적인 공급과 유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유일 것” 이라고 분석했다. 연초 기생충 영화를 개봉한 일본이나 재개봉과 동시에 현지 극장에서 짜파구리 기프팅 행사를 펼쳤던 베트남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짜파게티의 인기 비결은 집에서 먹는 짜장면이란 탄탄한 탄생 스토리 외에도 시간과 함께 소비자와 공감하며 진화한다는 점이다. 짜파게티는 모디슈머 열풍의 원조로 꼽힌다. 모디슈머란 ‘수정하다, 바꾸다’라는 뜻의 ‘모디파이(modify)’와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가 합쳐진 용어다. 한우 채끝 짜파구리부터 만두소, 파김치, 치즈까지 워낙 다양한 레시피가 있어 국민 모두가 짜파게티 요리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장수비결로 ‘ 재미(FUN)’를 가미한 것이다. 유튜브에서 짜파게티를 검색하면 첫 번째로 ‘짜파게티 먹방’이 뜨고 인스타그램에는 짜파게티를 요리한 17 만여 개의 사진이 뜬다.
농심 짜파게티가 출시 후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양은 총 75 억개. 신라면(34년간 325억개), 안성탕면(37년간 153억개)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 현재까지 판매된 짜파게티를 넓이로 계산했을 때 축구장 35개 면적을 덮고도 남는다. 일렬로 연결하면 길이가 지구 둘레 40 배에 달할 정도다. 매출 성장도 뚜렷해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약23% 성장한 1,850억원의 최대 매출을 올렸다. 농심은 “두 달간 짜파게티 국내 매출이 370억원을 넘어선 만큼 연간 매출도 사상 첫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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