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밤 전격적인 통화스와프 발표로 참여국과 비참여국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이외에도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호주·뉴질랜드·브라질·멕시코·싱가포르 등의 달러자금 사정은 급속도로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들 나라 환율 역시 안정세가 예상된다. 하지만 그 외의 국가들은 계속해서 달러자금 유출, 시장 불안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 전까지만 해도 멕시코와 브라질 금융시장에서는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주식·채권·통화가치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18일(현지시간) 신흥국 통화의 벤치마크로 꼽히는 멕시코 페소 환율은 종가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인 달러당 23.93페소에 마감했다. 유가 하락까지 악재로 겹치며 산유국인 멕시코의 통화가치가 급락했다. 브라질 헤알화도 최근 달러당 환율이 5헤알을 넘어선 데 이어 이날 5.2헤알까지 치솟았다. 지난 1994년 7월 미국 달러화와의 교환비율을 1대1로 묶는 고정환율제를 바탕으로 헤알화를 새 통화로 도입한 ‘헤알 플랜’ 이후 최고치다. 1월 중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이 본격화한 후 멕시코 페소와 브라질 헤알은 각각 21.7%, 18.2% 가치가 추락해 중남미 통화 중에서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시위 사태 이후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칠레 페소 가치도 연일 최저치다. 이 밖에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환율은 이달 들어 사상 처음 달러당 1만5,000루피아를 넘어섰고 베트남·인도·싱가포르의 통화가치도 일제히 내림세를 나타냈다.
신흥국에서 주식 등을 처분해 달러로 옮겨 타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통화스와프국을 제외한 이들 외환 취약국의 증시가 폭락하고 통화가치가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는 악순환은 가속될 기미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이유로 이틀간 문을 닫았다가 19일 거래를 재개한 필리핀 주식시장은 전 거래일 대비 24% 폭락해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역성장 우려에 시달리는 중국도 위안화 환율에 비상이 걸렸다. 19일 역외시장에서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7.0810위안까지 상승(가치 하락)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다. 신흥국 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달러화로 몰리면서 엔·유로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101.311까지 오르며 2017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문제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린 것이 자국 통화 약세 및 달러 강세를 부추겨 또 다른 충격으로 돌아오는 딜레마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싱가포르 TD시큐리티의 미툴 코테차 선임 신흥시장 전략가는 “달러 강세는 신흥시장에 또 다른 충격”이라면서 “신흥국 자산은 계속해서 투자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으로 인식돼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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