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 급락에 대기업과 경영진들은 주가 방어를 위한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기업 펀더멘털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주식시장에서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이날 미래에셋대우는 10.69%(385원)나 오른 3,98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도 롯데지주와 삼성물산이 각각 5.16%와 5.37% 올라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주 금융당국이 주가 급락을 막기 위해 자사주 매수 한도를 완화하면서 금융사 등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이어졌지만 이들 기업은 주가가 속수무책으로 하락하면서 주가 부양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왔다. 하지만 반등장에서 자사주 매입 효과가 나타나면서 저평가된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소각하는 기업은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신동빈(사진) 롯데 회장은 롯데지주 주식 4만7,400주를 매입한다고 밝혔다. 신 회장 외에도 롯데지주 임원 29명이 급여의 10% 이상을 자사주 매입에 투입하기로 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에도 연봉의 절반 수준인 약 10억원을 자사주 매입에 투입하는 등 책임경영 의지를 밝혀왔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주주 신뢰 회복을 위해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대기업들도 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자사주 소각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아 주가 부양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돼왔다. 이날 삼성물산은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가 보유 중인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다음달 24일자로 소각한다고 발표했다.
미래에셋대우도 같은 이유로 468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3개월 내로 매입해 소각하겠다는 입장을 공시했다. 전일에는 최대 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이 미래에셋대우 주식 약 500억원어치를 장내 매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래에셋대우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고려해도 최근 회사 주가는 회사 펀더멘털에 비해 절대적인 저평가 영역에 있다”며 “이번 주식 소각 결정은 주식 가치를 높여 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