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전기차 보급 확대에 힘입어 수소산업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는 중입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7곳의 수소충전소·생산시설 사업을 수주해 목표를 달성했고 올해는 지난해의 2배 이상인 344억원 규모를 수주할 계획입니다.”
최근 서울 금천구 가산동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김방희(사진) 제이엔케이히터(126880) 대표는 “현재 전국에 운영되고 있는 34개 수소충전소로는 급증하고 있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2022년까지 국내 수소충전소를 310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대로 수소충전소 확대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도심 입지 제한과 같은 불합리한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김 대표의 지적이다.
제이엔케이히터는 1998년 대림엔지니어링 히터사업부에서 분사해 설립됐고 201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정유 및 석유화학 플랜트 핵심설비인 산업용 가열로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산업용 가열로는 원유를 고온으로 가열해 LPG(액화석유가스), 휘발유, 나프타, 경유 등을 생산하는 증류탑에 공급하거나 나프타·에탄가스를 고온으로 분해해서 에틸렌 등을 생산하는 설비다.
김 대표는 “기존의 산업용 가열로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수소 생산 설비를 개발해 지난해 전담 사업부를 만들고 수소충전소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며 “올해는 최근 충청북도 충주시·제천시의 수소충전소와 울산의 선박용 수소충전소 사업을 수주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은 상태”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국내 최초 ‘온사이트’ 방식 수소충전소를 완공했고 그 외 자유로 진입 지점인 경기도 고양시 덕은동, 인천공항 등 6개 지역에서는 수소충전소·생산시설 구축을 진행 중이다. 온사이트 방식은 수소충전소에서 수소를 천연가스로부터 제조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 등 국내 상당수의 수소충전소는 정유 및 석유화학플랜트에서 생산된 수소를 전용 차량(트레일러)을 통해 충전소로 운송해 사용하는 ‘오프사이트’ 방식”이라며 “정유 및 석유화학플랜트가 없는 수도권 지역에서는 운송 비용을 감안하면 온사이트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수소충전소의 충전 용량은 하루 수소 250kg이다.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한 대 당 총 충전 용량이 5kg 수준임을 감안하면 약 50대를 충전할 수 있다. 온사이트 방식 충전소는 운송 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에 하루 충전 용량이 300kg 이상이면 경제성이 확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1일 수소 관련 기업·대학·연구소·지방자치단체 등이 참여하는 사단법인 한국수소산업협회 회장에 취임한 김 대표는 수소충전소 관련 부품·장비의 국산화와 함께 수소산업에 대한 인식 제고를 중점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제이엔케이히터의 수소 생산 방식은 메탄에서 탄소를 분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물을 전기로 분해하는 수전해 방식보다 폭발 위험이 적다”며 “수소전기차 역시 수소 저장 탱크가 견고하고 충돌로 탱크가 파손되더라도 수소가 공기 중으로 빠르게 분산되기 때문에 폭발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제이엔케이히터는 기존 주력 사업인 산업용 가열로 사업도 지난해 국내를 중심으로 수주가 이어지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전년보다 49.9% 증가한 2,255억원, 영업이익은 255.6% 급증한 17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는 산업용 가열로·수소충전소 사업 모두 수주를 늘려 매출액 2,35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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